멍한 시간의 쓸모

by 이소

분초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좀처럼 멍하니 보내는 시간을

허용하지 않죠.


그러나 이 시간을 도외시하는 건

딱히 생산적이지 않습니다.

긴장은 이완작용을 반복할 때

효율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이에요.


유독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 끝엔

카페 유리창 자리에 철퍼덕 널브러집니다.

창밖을 응시하지만, 그렇다고 무엇을 바라보고 있진 않은 상태.

카메라에 비유하면 초점을 잡지 않아 화면이 뿌연 상태.

컴퓨터에 비유하면 휀이 회전을 멈춘 절전 상태. 긴장을 늦춘상태.


우리 뇌는 이런 때

숨을 몰아쉰다고 해요.

자기 회복에 들어가는 거죠.


이때 마음의 축 위엔

평안이 내려와 앉아

균형을 맞추기 시작해요.


한 편에 쏠려 서로 부대끼던

마음속 구슬들이 또르르르 구르며

제자릴 찾아가죠.


내내 어지럽던 마음이 정돈되고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힘을 뺀 채로 가만히 있기.


어떤 자극도 정보도 차단하고,

아무 생각하지 않고,

잠시 몸과 마음을 헐겁게 하기.


의식적으로 챙기는 의식으로 만들고 있어요.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찰나,

내게 진정 중요했던 가치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풀리지 않던 문제의 실마리르 발견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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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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