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by 이탤릭


#일상 #기록

길을 걷다 작은 식물가게에 들어갔다.

문을 열자마자 푸릇한 공기가 훅 들어와서,

잠깐이지만 내가 산소 부자 된 기분이었다.


선인장은 묵묵히 서 있고,

몬스테라는 괜히 자기 잎을 자랑하듯

팔랑거리고 있었다.

가만 보니, 다들 제각각의 성격을 가진 것 같았다.

“저 친구는 매일 물 달라고 성화일 거고,

저 친구는 내가 물 주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할 타입이야.”

혼자 속으로 상상하며 웃었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왔지만,

이상하게 손에 무언가를 쥔 듯

마음이 가벼워졌다.

아마도 가게 안 식물들이

눈인사 하나씩 건네준 덕분일 거다.

오늘도 그 짧은 산책으로

하루치 초록 기운을 충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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