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시골 한 방울 어떠세요? … 러스틱 라이프
임금비
사진 출처: 다음 영화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아시나요? 2018년도에 개봉한 이 영화는 도시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 청춘이 농촌에서 잠시 쉬어간다는, 어쩌면 뻔할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담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임용고시에 떨어지고 잠시 쉬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김태리)’의 모습이, 지방대를 졸업하고 서울에 취직했지만 직장상사의 폭언과 직장생활의 외로움을 느끼며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농사일을 거두는 ‘재하(류준열)’의 이야기가, 대학 졸업 후 농협에 취직해 은행일을 하며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진기주)’의 꿈이 지금의 청춘들에게 너무나 공감이 되었던 것이죠.
여러분은 힘들고 지친 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놀고싶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싶다, 침대 속에 들어가서 하루종일 자고싶다 등등, 다양한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를 겁니다. 그렇다면 혹시 ‘한적한 시골에서 쉬고싶다'라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가끔은 가보지도 않은 시골이, 아니면 어릴 적 한두번 가본 그 농촌이 그립지는 않나요?
러스틱: 시골풍의, 투박한
최근 떠오르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러스틱 라이프’입니다. 러스틱 라이프는 ‘Rustic(시골풍의, 투박한)’ 과 ‘Life(삶)’이 합쳐진 말로, ‘시골 살이', ‘투박한 삶'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러스틱 라이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발간한 <트렌드 리포트 2022>에 실리며 2022년 주요 트렌드로 선정되었습니다. <트렌드 리포트 2022>에서는 러스틱 라이프를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며 도시 생활에 여유와 편안함을 더하는 생활 방식’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시골 친화적인 일상을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오도이촌'과 ‘촌캉스'가 바로 그 예시입니다.
오도이촌은 ‘일주일 중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촌에서 지내는 일상'을 의미합니다. 도시에서 시골로 귀촌하는 현상인 ‘이도향촌'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죠. 이도향촌과 달리, 오도이촌은 도시와 시골 생활을 함께하며 일과 휴식 사이 균형을 추구하고, 시골 생활을 ‘쉼'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촌캉스'는 시골을 의미하는 ‘촌'과 휴양을 의미하는 ‘바캉스’의 합성어로, 시골에서 지내는 휴양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여행을 갔을 때 머무는 호텔과 같은 곳이 아니라, 자연 속 ‘시골 집'에서 머물며 휴식을 즐기는 것이죠. 실제로 2022년 8월 16일,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에 따르면 7월의 전국 숙소 예약은 작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반면, 촌캉스로 인기 있는 충청과 영호남 지역은 숙소 예약률이 작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한, ‘촌캉스'의 선두주자인 영월군 관계자는 “올해 1~6월 영월군 방문객은 71만5000여명으로, 코로나 전인 2019년보다도 8%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바쁜 일상에 대한 쉼을 찾기 위해 시골 생활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고, 실제로 시골을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상의 러스틱
러스틱 라이프는 ‘시골 생활'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위에서 소개해드린 영화 <리틀포레스트>와 같이 시골을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웹툰 등이 제작되기도 하고, ‘몸빼바지', ‘멜빵', ‘밀짚모자'와 같은 시골 생활의 필수템들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할매룩'이 유행하며 면 소재의 시골소녀와 같은 패션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쌀 종자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농부들과 농업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사진 출처: 다음 영화
<해피 해피> 시리즈. 일본의 어느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힐링 영화.
사진 출처: 다음 영화
생활 공간을 러스틱하게 꾸미는 것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식집사'라는 말이 대중화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집 안에서 식물을 키우고, ‘자급자족'이라는 키워드에 따라 자신이 먹을 채소를 소규모로 재배하기도 하죠. 집 인테리어 자체를 러스틱하게 꾸미기도 합니다.
러스틱 인테리어로 꾸민 거실. 사진 출처: 솜피코리아 공식블로그
러스틱 라이프를 즐기는 법
러스틱 라이프는 도시 생활에 익숙해지고 지친 우리들에게 일상의 평화와 쉼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우리는 러스틱 라이프를 즐길 수 있을까요?
1. 시골의 소식 듣기
아직 시골에서 직접 지내기에는 부담스럽거나, 이제 막 시골과 러스틱 라이프에 관심이 생긴분들께는 시골과 농촌 등에 관련된 뉴스레터나 잡지 등을 추천해요!
추천 매체
✔️안녕, 시골: <안녕, 시골>은 시골 이야기를 전하는 플랫폼, ‘어마어마'의 뉴스레터입니다. 밑에 링크에 들어가서 뉴스레터를 구독하면 매주 금요일마다 시골과 관련한 콘텐츠와 이슈를 만나볼 수 있어요.
사진 출처: <안녕, 시골> 구독 페이지
✔️로컬렉티브: ‘로컬렉티브'는 로컬(지역)에 대한 것들을 컬렉트(모으는)하는 디자인 그룹입니다. 지난 6월, 로컬렉티브에서는 ‘강진 포레스트'라는 로컬 메거진을 제작하여 출간하였습니다. 디자인과 로컬에 관심이 있다면 로컬렉티브의 다양한 펀딩에 관심갖는 건 어떨까요?
사진 출처: 로컬렉티브
2. 촌캉스: 시골에서의 휴양
위에서도 이야기하였듯이, 시골에서 휴식을 즐기는 촌캉스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혔습니다. 장기적이고 규칙적으로 시골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이번 겨울, 시골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추천 장소!
✔️경기도 양평: 수도권과 가까운 곳에 위치 해 있어 당일로 다녀오기에도 좋습니다. 레일바이크와 같은 액티비티 활동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강원도 춘천: 감자빵이 명물인 곳입니다. 강원도의 상쾌한 공기와 더불어, 편안히 쉬고 오기에 매우 좋습니다.
3. 직접 시골 살이 해보기
‘나는 잠깐으로는 안되겠다! 조금 더 길게 시골에서 살아보고 싶다!’라고 외치시는 분들께는 시골 한달살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추천드립니다.
추천 장소!
✔️제주도: 이미 한달살이로 너무 유명한 제주도! 그 만큼 볼 거리도, 즐길 거리도 많다. 바다를 보며 휴식을 취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
✔️ 부안: 전라북도 고군산군도에 위치한 지역으로, 바다와 산이 모두 맞닿아 있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나는 산도, 바다도 좋다는 사람은 꼭 가보시길!
4. 귀촌 준비
충분히 러스틱 라이프를 즐겼고, 이제는 생활을 아예 시골에서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충남 홍성 오누이 마을: 친환경 농업과 협동조합으로 유명한 충남 홍성의 오누이 마을은 한국의 대표적 마을 공동체입니다. 젊은협업농장, 행복농장, 밝맑도서관, 풀무학교 등이 함께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풀무학교 전공부, 젊은협업농장 단기, 장기 연습생 활동 등을 통해 농촌에서의 삶을 준비할 수 있어요.
✔️경상북도 경주시 가자미 마을: 청년과 지역주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경주의 마을 공동체입니다. 지속가능성과 함께 지역 생태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자미 마을에 위치한 ‘마카모디'는 로컬 디자인과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로서, 로컬과 로컬 크리에이터에 관심있는 분들이 방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의 러스틱 라이프
곧 학기가 끝나고 겨울 방학이 찾아옵니다. 이 기사를 쓰고 있는 저는 친환경 농업과 마을 공동체에 대해 배우기 위해, 여름방학과 같이 이번 겨울에도 젊은협업농장에서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방학을 보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이번 방학, 러스틱하게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문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