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집 S2 - 사랑과 관계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하고, 일주일에 두 번씩은 반신욕, 자연스러운 식단 위주의 잘 먹기, 잘 자기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나와 내 몸과의 관계 개선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며칠 동안 알 수 없는 병증들로 골골대다가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내가 말하는 이런저런 증상들을 듣더니 여럿의 검사를 받자고 했다. 검사 내내 금식하고, 피를 뽑고, 수시 대기하느라 피곤도와 스트레스 수치는 높아만 갔다. 의사는 내게 다양한 진통을 억제하는 약들을 처방했고, 이런 기본 검사로 확실히 알 수가 없다며 원인을 찾기 위해 더 심도 있는 검사를 해 보겠느냐 물었다.
그 의사가 너무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픈데, 내 몸의 이야기에는 관심도 없이 성의 없는 표정으로 대충 내 말만 듣고, 계기판만 쳐다보며 나에게 계속해서 수납할 거리를 주고 있었다.
모든 치유는 사랑에서 비롯된다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과연 나를 모르는 그가 내 몸에 대해, 내 몸이 하는 말에 귀 기울여주고 내가 왜 이러는지를 찾아낼 수 있을까?
그 일은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내 몸의 이야기는 내가 들어주고, 내 몸은 내가 진심으로 보살펴야 하는 게 맞다.
내 몸은 내 소속인데, 고장 난 거 같다고 무심하게 남한테 맡기곤 왜 잘 안 돌봐주지 않느냐며 짜증을 내고 있었다.
병원에서 한참을 스트레스받으며 아픈 몸을 더 힘들게 한 후에야 나는 애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 내 몸이 내게 어떤 불만을 가진 것인지 찾지 못했기에, 적합할 것 같은 환경이라도 만들어주기로 했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아껴주기로 한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죄책감 #몸과 나 #201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