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음악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 스토리
K-POP을 중심으로 한류열풍이 뜨거운 요즘, 유럽 한복판에서 조용히, 하지만 임팩트있게 한국의 음악을 알리는 아티스트가 있다. 얼마전 프랑스에서 전석 매진을 달성하며 국악의 매력을 널리 알린 클랜타몽이 바로 그 팀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삼천원 플랫폼에서 활동했던 아티스트인 클랜타몽의 해외 진출 스토리와 남모를 고충, 그리고 국악과 예술에 대한 진솔한 생각들을 나누고자 한다.
(클랜타몽이 프랑스 공연을 위해 파리에 갔을 때, 마침 프랑스 여행중이던 삼천원 에디터와 우연히 만나게 되어 작성하게 된 포스팅이다. 오고가는 비행기와 숙소까지 같았던 것을 보니 포스팅을 할 운명이었나보다)
호윤: 각자 활동을 하다가 결성했는데, 처음부터 해외활동을 염두에 두고 만든 팀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공연 활동을 한지 꽤 됐는데, 다들 한국에서의 활동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많은 것들이 제한 되어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음악이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소비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한국에선 잘 안 받아들여진다는 생각도 있었다. 흔히들 국악을 떠올리면 지루하다, 졸리다는 선입견이 있다 보니…
상아: 공연을 하게 되면 주 관객층이 지인이나 국악전공자들로 구성되었고, 그래서 해외 공연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되었다
호윤: 유럽, 그 중에서도 특히 서유럽은 예술의 수용 범위가 넓으니까 과감하게 해보고 싶었다. 정부의 해외 공연 행사와,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알게 된 지인들을 통해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다.
호윤: 접목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다. 실험도 아니고… 요즘 유행도 아니고 한참 된 것이다. 그저 우리가 익숙한 걸 했을 뿐이다. 전통음악을 하다 보면 드는 갈증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그게 실용 예술 이었을 것이다. 생활에 필요했고. 모내기 할 때 노동요가 필요한 것 처럼 쓰임새들이 분명한데, 우리가 지금 하는 것들은 그 시대를 재현하는 의미가 크다. 그래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음악이 굉장히 실용적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펍이나 클럽에서 했을 때 거기에 어울리는 음악이 뭘까?를 고민했다. 전공자로서 우리가 제일 담기 쉬운 국악에 시공간적 맥락을 고려해 휴식도 취하고 분위기도 즐기고… 그렇게 살아있는 음악들을 하고싶었다.
재학: 힘든 게 많이 없었다. 굳이 생각한다면 우리끼리 편하게 놀 시간이 없다는거?
호윤: 없다. 국내랑 해외랑 똑같다.
상아: 매년 생각하는 건데, 스스로 소통이 되면 좋겠는데 제가 부족한 부분 때문에 소통이 어려운거..? 영어를 못하니까.. 외국어를 잘했으면 조금 더 자유롭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못해도 다가가는 성격이면 좋은데 영어나 프랑스어를 못하니까 더 못 다가가서 공연에 대해 깊은 대화를 못 나누는 게 좀 답답했다.
수인: 아직은 해외공연이 더 좋고 재밌어서 힘든 점이 딱히 생각 안난다. 굳이 따지면 그냥 집 밖이니까 약간의 불편함 정도?ㅎ
호윤: 프랑스에서는 잡다한 것들에 대한 수고가 덜하다. 한국은 성공적 공연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페이퍼, 학위, 인맥, 스펙 등 셀 수 없이 많고, 이렇다 보니 경력증명서나 증빙자료 같은 서류가 너무 많이 필요하다. 반면 외국에서는 신청서만 내고 공연 활동 링크만 붙이면 끝난다. 왜 하고 싶은지, 꼭 이 축제여야만 하는지 정도만 물어본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정산이 간단하다는 것이었다. 다 쓰고 나서 ‘잘 썼어 고마워’ 한마디면 끝났다. 반면 한국의 경우는 영수증 증빙이 너무 복잡하다.
재학: 초창기에 정산을 잘못해서 반성문을 쓴 경험이 있다. 그리고 한국은 행정 일 하는 사람들이 페이퍼와 관련된 업무를 못하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험들을 겪다 보니 대학원 학위를 순수예술보다 경영, 교육 쪽으로 빠지는 아티스트가 엄청 많다. 예술 계통도 우리나라처럼 석사 박사가 많은 나라가 없다
상아: 프랑스의 경우 예술인들이 살기 좋은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다. 예술에관한 한 모든 게 다 인정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싶은 예술만 자유롭게 하는데도 충분히 살 수 있어 보였다.
호윤: 다만 인프라만큼은 우리나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장 관계자들이 일을 잘하고 빠릿빠릿한 편이다. 반면 해외는 ‘누구한테 큐를 받아야하지?’같은 사소한 일마저 고민하게 된다. 축제 당시 라인업이 10팀이었는데 앞팀의 공연 딜레이 조절을 안했다. 그래서 마지막 팀인 우리가 오후 7시가 아니라 오전 7시에 한 적도 있다. 공연에 자본을 쏟아 붓는 것도 한국이 좀 화끈한 편이다. 무대의 퀄리티도 좋다.
수인: 프랑스는 열심히 음악하고 있는 사람은 지원받기가 수월한 환경이다. 월 2000유로 받는 걸로 알고있다. 반면 한국은 지원받으려면 과할 정도로 엄청 열심히 노력해야한다
호윤: 문화에 이만큼 투자했다 라는걸 보여주기 식의 투자가 많다. 선거 직전에 뭐가 많다. 실제로 문화생태계의 건전성을 구축하기 위한 게 아니고 단발성인 경우가 많아 아쉽다. 그러다 보니 정부가 매번 국악의 저변 확대를 슬로건으로 내걸어도 피부로 느낀 적은 없다. 가수가 국악을 세션으로 쓰는 정도?
재학: 외국에서는 편견 없이 실력대로만 승부를 볼 수 있다. 일부 행정 관계자들은 지속적으로 까는데 해외에서는 의뢰가 계속 들어온다.
호윤: 관객의 피드백도 다르다. 해외에서는 1차적으로 관객들의 박수가 진심이라는 게 많이 느껴진다. 외국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있어서 그러는 것도 있겠지만 아티스트에게 피드백이 직접적이고 진솔하며 적극적이다. 공연을 즐길 줄 알고, 자신이 즐긴 공연에 대해 어떻게든 댓가를 지불하려는 문화가 있다. 무료공연이면 cd를 사려고 하고, cd가 없으면 술을 사서 주기까지 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사람들이 국악 공연을 공공재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클랜타몽 인터뷰는 2부에서 계속됩니다..! 2부에서는 아티스트 각자의 예술활동에 대한 고충과 국악의 미래에 대한 생각, 그리고 향후 활동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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