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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펜 Nov 14. 2023

읽을 책 고르기 - 교보문고 탐방

성공 스토리 - 독서

SNS에서 맛집을 찾았다. 사진만 봐도 침이 꿀꺽 넘어간다. 쉬는 날 당장 아내와 가기로 했다. 당일 예약은 받지 않는다. 서둘러 도착해 번호표를 뽑았다. 1시간 웨이팅 후 먹었더니 기대와 다르다. 유명한 식당에서 한 끼 먹었다는 인증샷을 빼면 귀중한 시간만 날린 셈이다.  


책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덜하다. 

100쇄 베스트셀러라도 깨끗한 새책을 살 수 있다. 읽고 취향이 아니면 중고로 되팔 수 있고, 당장 시간이 안되면 책장에 묵혔다 다음에 꺼내볼 수도 있다. 이미 인쇄된 내용이지만 내 경험과 사고에 따라 다르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한동안 베스트셀러는 목록에 넣지도 않았다. 뭔가 상업적이고, 내용도 그저 그럴 것이라는 선입견. 출판사의 농간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고집. 하지만 대중에게 인기가 있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거다. 

요즘 노래방 1위 곡인 '심'. 얀의 노래를 디셈버의 DK가 리메이크했다. 본인의 취향이 아닐 순 있지만, 대중들이 찾은 이유는 분명히 있다. 코인 노래방에서 몇 번 불러봤는데, 나는 DK가 될 수 없었다.


금요일 저녁 회식이 잡혔다. 약속시간보다 40분 일찍 도착해 교보문고로 향했다. 회식 장소에서 10분 거리다. 10쇄가 넘는 베스트셀러를 찾아 읽어야겠다는 이번 글은 현장에서 실제로 확인을 해야 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사명감을 느끼며 지하 1층으로 향했다. 


수십 번은 방문한 곳. 주로 아이들과 함께 들러 책보다는 핫트랙스에서 노트, 필기구를 본다. 책은 인터넷으로  산다. 간혹 빨리 보고 싶어 바로 드림으로 주문해 책만 찾아가는 경우를 제외하면. 오롯이 책만을 위해 찾기는 오랜만인 듯하다.


좌판은 지극히 상업적일 거란 생각에 책장 위주로 보기로 했다. 1칸에 대략 40권쯤 꽂혀 있다. 



부동산부터 시작했다. 맨 위칸의 왼쪽에서 한 권을 꺼냈다. 앞장을 넘기니 없다. 뒷장을 넘겼다. 안표지에 출판 정보가 있다. 2023년 초판. 옆의 책을 꺼내 확인하니 23년 초판. 40권 중 몇 권을 빼곤 23년 출간된 책이다. 


책을 꺼내면서 신경이 쓰였다. 내 행동을 수상히 여겨 직원이 제지를 하면 어쩌지? 머릿속에 미리 생각해 둔 멘트가 있었다. 



저는 독서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도록 독려하는 글을 주로 쓰는데, 필요한 자료를 수집 중입니다. 교보에서 책도 많이 사서 조회해 보시면 프리미엄 회원입니다. 


당당하기보단 한번 봐달라는 옹색한 변명이다. 30분간의 탐방 동안 아무도 나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부동산 칸에서 10쇄가 넘은 책 2권을 찾았다. 모두 부동산 투자 실전에 관한 책이다. 이 중 한 권은 구매해서 저녁에 조금씩 읽고 있다.


주식칸으로 옮겼다. 부동산에 비해 23년 출간이 아닌 책들의 비율이 높았다. 최근 책이거나, 스테디셀러 이거나. 10쇄 이상이 4권이다. 


한 권은 기초서. 이원복 선생님이 그림을 그린 '왕초보 주식교실'은 무려 18년째 베스트셀러다. 

가치투자를 하려면 기업의 재무제표를 공부해야 한다. "읽으면 진짜 재무제표 보이는 책'이 19쇄다.

주식투자 필독서에 빠지지 않는 피터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은 30년 가까이 베스트셀러다. 

기술적 분석으로 널리 알려진 '엘리엇 파동 이론'은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되었다. 대부분 20쇄가 넘었다. 




베스트셀러 탐방이었는데, 가려진 주변을 보게 되었다.

분야별로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 제목조차 알려지지 않고 사라진다.

그조차 1년 지나면 진열도 안된다.

베스트셀러가 될 확률은 1%도 안된다. 


그리고!

이런 책을 대중들이 읽는구나.

이렇게 써야 대중들이 읽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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