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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흔들려도 돌아오는 힘

3부. 좋은 습관을 지켜가는 삶

by 골드펜

무너진 순간,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운 건 무엇이었나


습관은 스스로 이어가는 힘에서 시작된다.
누군가 시켜서 억지로 만든 건 오래가지 않는다.
조언이 계기가 될 순 있어도, 결국 스스로 결정한 것이어야 습관은 뿌리내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습관은 거창한 위기에서 무너지는 경우보다
오히려 아주 단순한 순간에 흔들릴 때가 많다.


내게는 그게 가족간의 말다툼 같은 사소한 갈등이었다.
마음이 요동치고, 감정이 흐트러지면
그동안 다져온 습관조차도 잠시 멈춰버린다.
예를 들면 자기 전 명상을 하는 습관.
다툰 이후 태연히 앉아 명상을 한다는 게
우습게 느껴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불안정한 마음으론 명상에 집중할 수도 없었다.

또 하나는 자만심이었다.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고, 작은 성취들이 쌓이면,
그럴때 나도 모르게 습관을 가볍게 보기 시작했다.
매일 쌓아올린 다짐들이 대단치 않게 느껴졌고,
“이 정도면 됐지” 하는 안일함이 스며들었다.


그 작은 방심이 모여,
마치 작은 돌로 공들여 쌓아 올린 탑에서
하나씩 돌이 빠져나가는 것과 같았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지만,
언젠가부터 그 탑은 숭숭 구멍이 뚫리고
결국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습관은 화려한 결심으로 세워지는 게 아니라
매일 쌓는 작은 돌 하나하나에서 힘을 얻는다는 것을.
그리고 그 돌을 소홀히 하는 순간,
견고하던 탑조차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습관이 무너졌던 순간마다 감정은 다르게 다가왔다.
사소한 말다툼으로 감정이 격해진 날엔
습관을 잠시 미루는 것이 오히려 더 나았다.
그럴 땐 억지로 루틴을 지키기보다
관계를 회복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일이 더 중요했고,
하루 이틀 건너뛴다고 무너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만으로 무너진 순간은 달랐다.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여유 속에서
작은 다짐들이 하나둘 소홀해졌고,
결국 공들여 쌓은 습관들이 금이 가듯 무너져내렸다.
그럴수록 오히려 더 루틴에 집중했어야 했다.
작은 습관 하나라도 다시 붙잡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리는 수밖에 없었다.


다시 돌아오게 한 건 결국 스스로의 깨달음이었다.
누군가의 말이나 위로도 힘이 되지만
결국 습관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고
나 스스로가 그 가치를 다시 인식해야 돌아올 수 있었다.


물론 다시 시작하는 건 쉽지 않았다.
습관이 흐트러졌던 그 순간,
이전의 작은 다짐들이 꼴도 보기 싫어질 때도 있었다.
“저게 뭐라고, 저걸 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싶은 회의감.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작은 습관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작은 성공을 쌓아올린 힘이었음을
스스로에게 다시 상기시키며 용기를 냈다.


그리고 알게 됐다.
좋은 습관은 징크스처럼 안 하면 불안한 것이 아니라
하면 할수록 성장의 힘이 된다는 것을.
습관이 무너지고, 다시 돌아올 때마다
그 습관은 조금 더 단단해졌다.
걷기는 여전히 걷기였지만,
그 안에서 얻는 감정과 힘은 더 깊어졌다.
일기도 여전히 일기였지만,
더 솔직하고 진심이 담긴 문장들이 쌓여갔다.
습관도 나와 함께 성장하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흔들리더라도, 무너졌다 하더라도
다시 돌아오면 된다.
그리고 그때 당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줄 건
결국 당신 곁에 오래 머문 작은 습관,
든든한 친구 같은 습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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