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목요일 : 첫인상
첫인상,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대다수의 경우 첫인상이 바뀌지 않은 채로 끝까지 이어진다.
좋든 그렇지 않든.
처음 널 보았을 때 느낌? 기억이 잘 안나.
볼 때마다 새로운 네 모습에 정신이 없거든.
우리 처음 만났던 날로 돌아갈까? 다시 시작해볼래?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 너도 나도 변함없을 텐데.
가끔 첫인상으로 파악한 그 사람에 대한 내 판단이 잘못되었기를 바랄 때가 있다. 그러나 대다수 경우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에 대한 첫인상은 끝내 바뀌지 않는다.
한 사람을 만났었다. 처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한 시간 동안, 상대방은 나를 공격하려 애썼고 나는 그에 대응하기 바빴다. 세상에 별의별 사람 많다지만, 내겐 무척 낯선 유형의 사람이었다.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 매서운 바람을 한참 동안 쐰 듯 얼얼해진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막막했었다.
그날의 막막함이 문득 오늘이 되어 나타날 때가 있다. 안타깝게도 오늘도 그 첫인상은 바뀌지 않았다.
월간 4X5 <다섯 개의 단어, 스무 번의 시>는 한 달 동안 다섯 개의 단어, 각 단어 당 네 번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동일한 대상에 대한 짧고 주기적인 생각, 무질서한 개인의 감정과 사유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