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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냥 Jan 27. 2017

이 순간이 우리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11월의 목요일 : 때



11.03.


언제일까, 끝은.

이 시간의, 이 곳의, 우리의 끝은, 언제일까.


헤어진 후 돌아서서 가는 뒷모습을 바라본다. 그 모습이 흐릿해질수록 놓아주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상상하게 된다. 언제일까, 그때는.




11.10.


"What is this here to teach me?"
(이 순간이 우리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 윤소정, '인문학 습관' 中


순간을 제대로 느껴보기. 흘러가는 순간을 영원으로 남기기 위함.

이 순간 나는 무엇으로 살아 있는가.


"인생은 길고, 모든 것은 일시적이며, 나도 언젠간 사라진다."

- 페이스북, '더콤마에이'




11.17.


우리는 모두 각자의 시간을 벅차게, 힘겹게, 치열하게, 보내고 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눈길 한 번, 말 한마디 건네기 어려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찾아든 '요즘 괜찮냐'는 질문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선 씁쓸함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걸어가야만 하기에, '그래도 둘이어서 괜찮다'는 말로 서로를 보살필 수밖에 없었다. '저 편에서 홀로 일하느라 힘들겠지만, 부디 외로워말고 힘내요.'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 인사는 한참 동안 내 곁에 머물다 그에게 갔고, 그에게 갔다가 또다시 한참 동안 내게 머물렀다.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을 봐왔다. '가야 할 때'의 이유를 찾았거나 혹은 '떠나고 싶은 때'를 힘겹게 견디고 있는 이들의 시간을 본다. 나는 무엇으로도 그들의 시간을 대신해 줄 수 없다. '혼자서 힘들어하지 말라'는 유일한 말을 전할 수밖에 없다. 그 말은 여전히 내 주변을 맴도는 말인 동시에, 그에게 닿자마자 눈물이 되어버린 말이다.




11.24.


오늘 우리 앞에 처음 맞는 바람이 불어오고
앞이 안 보이는 더 험한 날이 찾아올지라도
친구, 너와 함께 걷고 있다면

- 페이스북, '박노해의 걷는 독서'


어느 때라도 당신과 함께 한다면야.



월간 4X5 <다섯 개의 단어, 스무 번의 시>는 한 달 동안 다섯 개의 단어, 각 단어 당 네 번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동일한 대상에 대한 짧고 주기적인 생각, 무질서한 개인의 감정과 사유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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