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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냥 Mar 12. 2017

별을 보았다

1월의 월요일 : 별



01.02.


무슨 일이 있냐는 물음에, 별일 없다고 답했다.

설명 가능한 별일은 없고, 마음에는 그런 일이 있다.




01.09.


제대로 된 인사 조차 없이 헤어진 우리가, 자꾸 떠오르는 밤이었다.

별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둠이 가득 찬 캄캄한 밤인데, 너는 자꾸 떠오른다.




01.16.


어둠이 가득한 하루를 끝내고, 진짜 밤이 오고 나서야 빛을 보았다.

별과 같은 당신을 나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사라질 당신일지라도, 지금은 내 앞에 있으니 행복해야 하는 걸까.

사라질 당신이니, 슬퍼해야 하는 걸까.




01.23.


누구나
눈물 한 말 한숨 한 짐씩 짊어지고
밤하늘의 별들 사이를 헤매며 산다.
시인이 만들어놓은 세상을 따라가다 보면
시가 헤매는 우리 마음을 잡아줄지도 모른다.
어쩌면
밤하늘의 저 별들이
내 슬픔을 가져갈지도 모른다.

- 김용택 시인


마음에 별을 띄운다.

캄캄한 낮이고, 밤이 이어지는 날들을 견디기 위함이다.


별을 본다.

자기 최면을 건다.

세상에 우리 둘 뿐이라고.


그렇게 하면 이 내 마음이 괜찮아질까.

별을 두고, 바라봐야 하면서도 여전히 네 주변을 맴도는 나를, 내 주변에 있는 너를 도대체 어디쯤에 두어야 할까.




01.30.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살고 있지만
개중에는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 오스카 와일드


자신을 믿고 사는 사람이라도, 가끔은 의지할 무언가를 찾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하여 어느 날에는 밤하늘의 별들에 의지했다. 세 개의 별이 나란히 떠 있었고, 나는 소리 내어 빌었다. 그렇게 밤길을 걷다 보면, 아침 이전의 긴 새벽의 초조함을 잊을 수 있었다. 그 날의 기억이 유난히 짙어지는 밤길을 요즘 자주 걷는다.



월간 4X5 <다섯 개의 단어, 스무 번의 시>는 한 달 동안 다섯 개의 단어, 각 단어 당 네 번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동일한 대상에 대한 짧고 주기적인 생각, 무질서한 개인의 감정과 사유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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