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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여사 Dec 12. 2022

어쩌다 팀장,

요새 회사가 1월 1일에 발표될 조직 개편의 윤곽이 잡혀 자리배치와 부서인원 변경으로 부산하다. 


한 부서로 통합되어 있던 영업 조직이 두 부서로 쪼개지고 그 부서 임원 자리에 올라갈 직원이 확정되었다. 

임원들은 각자 임원방이 배정되는데, 그 방의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로 의견이 분분하였다. 

올라가는 임원예정자를 누가 서포트 할 것 인가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는 듯 하다.


임원예정자가 임원이 되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궁금했다. 본인이 부장일 시절과는 다르게 굉장히 정치적으로 태세를 전환하는 것을 보니 참 재미있다.


회사를 오랫동안 다니다보니, 어렸을 때는 보이지 않던, 그리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내 정치라던지 윗사람들의 알력싸움과 치졸함 그리고 불합리함이 너무 잘 보여서 한동안 힘들었다. 그리고 저들은 왜 저렇게 행동을 하는 건지, 내 일만 잘 하면 되지 왜 저렇게 정치적으로 행동할까 이해되지 않았다. 


요즘 들어 그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지금 회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누가 파워를 가진 실세인지 그리고 그 파워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나는 회사에서 어떠한 위치인지, 그리고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이런 것들을 아는 것이 바로 조직의 정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는 필요없는 것이고 나는 내 일만 잘 하겠다는 생각은 안일한 안전주의라는 생각이 든다. 내 일을 잘 하는 것은 디폴트. 거기에 이러한 조직의 흐름을 파악해서 대응하는 것이 바로 정치고 처세라는 생각이 요즘 든다. 


회사에서 실무자 레벨에서는 일를 잘 하지 못하는데 임원 후보명단에 오르는 직원을 보고는, 내가 그 꼴은 내 못보겠다는 심정으로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살펴보았다. 그 친구는 임원들이 지시하는 일에 대해서는 굉장히 싹싹하고 빠르게 yes 라고 대답한다. 실무진의 입장에서 그 친구는 실무는 잘 못하지만, 아랫 사람들을 부리는 일은 아주 잘한다. 그래서 임원들이 그 친구에게 일을 시키면 바로 그렇게 하겠다는 대답을 얻을 수 있으므로 아주 편하다.  


사실, 우리나라는 리더의 덕목을 보고 팀장으로 승진시키는 게 아니라 어쩌다 그 자리에 있어서 아니면 일을 잘하니 보상의 차원에서 승진을 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일을 잘 하는 것과 그 사람이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다르다고 생각되는데, 대게는 이 것을 동일시 하기 마련이다. 나도 이 부분에서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조직에서 리더를 뽑는 이유는 조직이 잘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다. 리더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그 팀이 어떤 성과를 내는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일을 잘 한다고 평가받는 직원이 팀의 리더가 되면 실무를 하던 가락으로 팀원들을 일일이 마이크로매니징을 하곤한다. 그런 조직은 대체로 1~2년간 팀장으로 승진한 직원과 그 밑에서 일하는 팀원 모두 혼란의 시기를 겪게 되더라. 그리고 혼란의 시기에는 조직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 


팀원에서 팀장으로 승진했을 때, "내가 팀원이었을 때 팀장이 어떻게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지, 이거 하나를 우선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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