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아이들이 어릴 땐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아 올해도 아이들과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계절이 왔구나!"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물놀이도 모래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아이들이 어릴 땐 시간만 되면 물놀이장이니 수영장이니 돌아다니느라 바빴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바리바리 짐을 챙겨 뙤약볕 아래에서 시간을 보낼 당시에는 힘들고 지친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음 해 여름이 다가오면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할 생각에 기뻤던 걸 보면 힘들다고 생각했던 그 시간들이 행복했구나 싶습니다.
첫째가 고등학생, 둘째가 중학생이 되고서는 주말이 되어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일은 이제 잘 없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둘째는 아직도 엄마 아빠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지만, 주말에도 학원을 가야 해서 바쁘고요. 대학생이 된 첫째는 얼굴을 보기도 힘드네요. 그래서 그런지 몇 년 전부터 여름이 다가온다고, 아니 계절이 바뀐다고 기분이 달라지지 않네요.
어제 어린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동료가 지난주 휴가를 내고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장에 다녀와서 힘들었다며 사진을 보여주는데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제 저는 어디에서 여름의 맛을 느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