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노화 및 탈모’이다. 야외에서 작업하거나 훈련하는 동안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고 당직근무와 야간훈련으로 인해 밤낮이 바뀌는 날이 많다. 처음 부대에 갔을 때 40대 이상으로 보았던 간부님은 이제 서른이셨고 우리 아빠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던 주임원사님은 우리 아빠보다 8살 정도 어리셨다. 모자를 착용하는 시간도 길고 훈련 때면 무거운 방탄모를 하루 종일 쓰고 있어야 해서 이 점도 탈모에 영향을 준 듯싶다.
‘질염’은 여군들이 달고 사는 질병이다. 특히 훈련 중에 많이 걸린다. 훈련을 하면 1박 2일 혹은 더 길게 옷을 못 갈아입으며 잘 씻지도 못한다. 내 경우 훈련기간에 생리를 시작하면 그냥 포기했다. 화장실에 가야 한다고 말 하기도 어렵고 무엇보다 훈련하는 곳에 여자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남자 화장실만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나가면 보통 산속에서 하는데 아예 화장실이 없다. 남군의 경우 그냥 자연스럽게 해결하고 돌아오곤 하는데 여군은 방법이 없어서 아예 물을 안 마시곤 했다.
‘통신보안?’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군대 용어로 치면 ‘여보세요?’와 같은 말이다. 어디서 유래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통화 상대가 군인이라면 군사보안 관련된 업무 내용을 말할 수도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말이다.
‘제한하다.’ 안된다는 말이다. 안 된다고 하면 되는데 왜인지 안된다는 말 대신에 제한된다는 말을 사용한다. “토요일은 제한됩니다.” 이런 식으로 사용했다.
‘통제하다.’ 군인이 되기 전 ‘통제한다’는 ‘금지하다’라는 말로 이해했었다. 군에서 통제한다는 뜻은 ‘마음대로 하지 마라.’ ‘지금부터 내가 지시하는 대로 움직여라.’라는 말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서 ‘다들 주목. 지금부터 제가 통제하겠습니다. 다들 조금만 좌로 이동하여 주십시오.’ 이런 식으로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