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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

병원 사회화 훈련 



우리와 살아가는 반려견들은 그 들이 태초적으로 살았던 세상보다 지켜지고 해야 할 일들이 꽤나 있다.

어쩌면 반려견들은 정말 힘든 세상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늘 마주치는 불안한 요소들, 지켜야 하는 

규칙들,  하지 말아야 하는 많은 행위들. 도심 속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익숙지 않은 것들 뿐이다..


오늘 두두는 인생 최고의 성장통을 겪었는지도 모른다. 

바로 첫 접종이다. 

그리고 반려견이 살아가며 사람과 마찬가지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병원을 가는 날이기도 하고.


반려견은 보호자가 알려줘야 한다. 

무엇이든 그냥 되는 것은 흔치 않다. 정말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소통의 끈이 끈끈하게 연결된 아이들이 척척 알아듣는 것 같아도 그 시간 동안의 서로는 서로가 알아가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며 이 또한 처음에는 반복적인 훈련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어떤 강아지는 그냥 말만 하면 척척 알아듣던데요? 이러한 생각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끈기! 그리고 끊임없는 관찰과 소통을 하기 위한 노력을 통한 반려생활이 밑 바탕 되어야 한다.


병원은 아이가 살아가며 가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꼭 가야 하는 곳 중 하나다. 사회화가 진행이 되는 시간에는 

가급적 많은 경험과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이 시간 동안 반려견의 집중력과 습득력은 어마 무시하다. 보호자는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 줄 수 있는 요소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줘야 한다. 병원의 경우도 여기에 속한다.


병원을 간다면 미리 사료 또는 간식을 챙겨가 병원 입구, 가기 전, 병원에서 자주 만나는  간호사선생님 또는 원장님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 사료 또는 간식을 주게끔도 부탁을 드리고 아이가 이곳저곳 공간의 대한 이해와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병원은 가급적 지역 내 자주 가는 곳 한 곳을 가길 추천한다. 추가로 미리 주변 몇몇 병원을 인지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아쉽게 두두가 처음 접종을 맞는 날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이러한 작업을 해주지 못했다. 단 한 번의 경험이 중요한 반려견에게 이번 접종은 꽤 나 충격적이었을 거다. 








원장 선생님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고 두두는 접종을 위해 진료실로 들어갔다.

들어간 지 몇 분이 지나자 안에서 낑낑 거리는 소리와 울음소리가 들렸다. 두두다. 

이 아이가 진료실로 들어가 차디 테이블 위에 올라가 처음 만나는 많은 사람들 틈에 두렵고 아픈 주사를 맞는 상상이 간다. 오늘도 좋은 경험을 한 가지 배운 것이다. 잘했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도 한 가지 알게 됐다. 두두는 엄살이 심하단다.. 나를 닮아 그런가 싶기도 하다.


앞으로 두두는 사람과 살아가기 위해 견뎌내고 이겨내야 할 일이 많다. 그 첫 번째 성장통을 아주 멋지게 

이겨낸 것이다. 의젓하게 잘 해낸 두두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시원하게 토를 한 바가지 쏟았다..

차 곳곳 두두의 토사물이 흩어지며 짜증보다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차를 그렇게 아끼던 나였는데 

나도 성장통을 겪는 듯하다. 




미안하단다.. 자기도 참으려 했는데 쉽지 않았다며 다음부터는 조심한단다.. 

주사가 꽤나 아팠던지 두두는 곧 잠들었다. 사람과 마찬 가지로 접종을 맞으면 강아지도 컨디션이 많이 떨어지고 하루 이틀 동안 푹 쉬어야 하는 상황도 마주 할 수 있다. 다행히 두두는 잠깐의 시간 동안 쉬고 일어나더니 여느 때처럼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아주 잘 해낸 두두가 참으로 사랑스럽다. 

두두의 성장통처럼 나도 강아지라는 존재를 더 알아가는 시간의 연속인 나날이다. 

종과 종이 만나 하나로 연결이 되는 신비로운 시간,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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