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참는 손님 욱 하는 은행원

by 레지나



아이에게 욱하고 나서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아이가 말을 안 들어요’다. 부부간에 욱하고 나서 많이 하는 말은 ‘말이 안 통해요’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내가 하지 말라고 하는데 계속하잖아요’다. 공통점은 결국 내 말을 들으라는 것이다. 욱 은 상대에 대한 제압의 의미가 있다. 상대를 감정적으로 내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다. 상대를 장악하고 굴복시키려고 했는데, 안 되었을 때 욱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아이에게 느끼는 감정과 동시에 그동안 내가 고객들에게 해왔던 크고 작은 욱 에 반성하게 되었다. 물론 고객들이 느끼지 못하게 나 혼자 행한 소심한 욱(?)이지만 민감한 고객에게는 그러한 태도가 어쩌면 전해졌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스치자 얼굴이 화끈하다. 그동안 고객님들을 대하는 태도와 대화에서‘내 말을 들으라’만 한 것은 아닐까 부끄럽다.


사실 그간 은행의 이익을 고위험 상품을 이해도가 떨어지는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는 명백히 시정돼야 할 일이다. DLF가 좋은 예다. DLF는 낮은 확률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대신 높은 확률로 적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헤지 펀드 매니저와 같은 ‘선수들’을 위한 상품이지 평범한 금융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닌 것이다. 경남은행에서는 판매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8월 기준 DLF 투자자 중 개인 투자자가 90%를 차지했으며, 80%가 50대 이상 주부인 정황마저 있었다고 한다. 라임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확대해석이지만 은행이 고객의 자산을 잠정적으로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이번 시행되는 금소법(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통해 법적으로 마음적으로도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연습을 좀 더 해야겠다. 금융산업 역량 강화와 소비자 권익 보호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욱 하지 않는 은행원이 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