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5. 텃밭의 빈틈을 메우는 일

_성장으로 가는 여정

by 개화


아침에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고 난 이후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스트레칭을 하고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시면서 오늘은 어떤 글을 써볼까 고민하는 것이 되었다. 비몽사몽 아직 잠에서 덜 깬 내 뇌를 깨워주기에도 좋고, 어제 하루를 한번 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현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다. 그래서 이 날 고민 끝에 글을 쓰기로 한 주제는 무엇이냐고 한다면 바로 '빈틈을 메우는 일'이다.


며칠 전, 동네에 유명한 베이커리 집이 많아서, 여유가 생긴 겸 너무 궁금했던 4곳의 빵집을 한 번에 돌면서 빵지 순례를 했다. 분명 '다이어트' 중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한아름 품에 빵을 넣고 행복하게 집에 도착했다. 신이 난 나는 조금씩 소분해서 먹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빵의 종류가 꽤 많았기에 많은 양을 먹었다. 오후에는 할 일을 하면서 당이 떨어진 탓에, 추가적으로 더 꺼내먹기까지 했다. 케이크까지 조금 더 먹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나는 곧바로 책상에 앉아 먹은 것들을 펜으로 나열하고 더 먹을 수 없다는 것을 뇌에 알리기 위해 저녁식사까지 약 2시간 정도 앞당겨서 끝냈다. 이른 저녁식사는 다음날 첫 식사까지의 공복시간을 늘려주어 꽤나 많은 이점을 주었다.


저녁엔 러프한 한 달 소비계획에도 변화를 주었다. 다음 달은 꽤나 많은 지출이 예정될 것 같아 그에 따라서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할지 대략적으로 계획을 세웠다. 이번 달은 추가 근무가 잡히더라도 기왕이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렇게 결심과 계획을 하고 나니 살아가는데 나를 잘 세워주는 또 하나의 기둥이 생긴 것 같아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며칠 전의 하루를 돌아보면서 문득 인생은 빈틈을 메우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언제나 완벽할 수 없고, 잘 지켜오던 것들도 때로는 무너지는 날이 있고 과소비하는 날도 있다. 즉, 빈틈이 계속해서 생기는 존재이다. 하지만 이 빈틈을 메우는 행위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번거로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행하지 않으면 텃밭은 썩게 되고, 무너져버리게 된다. 그래서 이것을 기간이 얼마나 걸리냐에 구애받지 않고 흙으로 다시 평평히 메워주는 것은 인생의 주요한 숙제 같다. 자주 생기던 빈틈은 채워나가다 보면 점점 그 개수가 줄겠지만, 대신 조금 더 많은 흙이 필요한 크고 깊은 빈틈들은 분명 계속 생겨날 것이다. 하지만 이 빈틈을 두려워하거나 메우는 일을 꺼려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꾸준히 채워나가다 보면 결국 '성장'이 찾아오게 된다.


갑자기 내가 할 것 같지 않은 행동을 하거나,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 스스로를 용서하기 힘든 날이 찾아온 대도 괜찮다. 그저 흙을 들고 와서 차근차근 다시 메우면 된다. 땅이 평평해질 때까지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우리를 한 명의 행복한 농부라고 생각하고, 풍족한 작물을 키우기 위한 건강하면서도 단단한 텃밭을 만들어보자. 이 상상만으로도 우리가 꽤나 귀여운 미니어처가 된 것 같지 않은가? 기왕이면 재미있게, 즐겁게, 기꺼운 마음으로 해나가보자.

나 또한 피어날 그 순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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