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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동안남 Apr 01. 2023

15편 : 4월 1일 만우절, 故 장국영을 추억하다.

만우절, 거짓말처럼 우리와 이별한 장국영을 추억하며 써보다.

매년 4월 1일. 우리는 만우절을 맞아 재미있는 거짓말과 거짓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거나 재미를 느끼게 한다. 좀 심한 장난으로 좋지 않은 시각도 있지만......


그런데, 우리는 만우절보다 더더욱 거짓말 같은 사건이자 아주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된다. 바로 홍콩 영화배우 장국영의 사망......


2003년 4월 1일. 무려 20년 전. 아마 한국뿐 아니라 장국영을 좋아하는 모든 세계 팬들은 이 충격적 소식에 슬픔보다는 황색 언론들의 이익을 보기 위한 농담이자 장난으로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우리의 곁을 떠났다.


40대 중반, 지금은 40대 중반이면 아주 펄펄 나는 시기. 더군다나 20년 전 장국영의 나이가 40대였으니 전성기 아닌 전성기이자 대활약을 했을 시기이다. 그러니 이 죽음 앞에 우리는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는 정말 홍콩 배우로서 우리에게 많은 희로애락을 선물했다. 영웅본색, 중경삼림, 패왕별희 등 다양한 작품에 나와서 신들린 연기를 보여줬다. 그의 연기는 눈부셨고, 그의 외모와 행동 그리고 말투에 우리는 매료되었다. 그러니 그의 죽음은 충격이 엄청 컸다.


단순히, 그의 죽음은 홍콩 영화에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된다. 당시, 홍콩 영화는 1997년 영국으로부터의 반환 이후, 침체 아닌 침체기가 시작되는 시기였다. 따라서 이에 맞춰 홍콩 영화를 이끌 인재뿐 아니라 창의적인 영화 장르로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이 컸다. 액션과 누아르 영화만 고집한 나머지, 창의적 영화 흐름이 부족했기에 어찌 보면 홍콩 영화의 침몰은 당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장국영의 활약이 더욱 절실했을지도 모른다.


장국영은 단순히 영화만 찍은 사람이 아니었다. 노래도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불렀다. 필자가 가장 즐겨 들었던 '당년정'. 이 노래는 필자뿐 아니라 모든 한국 팬들이면 다 듣고 가사의 뜻을 찾아 한자 사전과 중국어 번역을 통해 엄청나게 노력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잘 불렀고, 의미 있는 가사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필자는 이 대목이 가장 좋았다.


'맑은 날의 아름다움은 너를 위해 바치는 것이네.'


요즘 일찍 찾아온 고온의 봄을 맞아 딱 떠오른 맑은 날에 대한 가사이다. 맑은 날, 참 아름답지 않은가? 그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분에게 바치는 것...... 그것이야말로 장국영이 노래를 부르면서 팬들에게 어필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장국영은 우리나라에서 광고도 찍었다. 우리가 잘 아는 초콜릿 광고. 현재 최고의 스타인 이영애 씨와 함께 찍은 그 광고는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여운이 남아있고, 추억의 광고로 모든 팬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그만큼 장국영은 우리 마음속에 가치 있는 홍콩 배우 중 하나였다.


우리가 봤던 홍콩 영화는 성룡, 홍금보, 원표 같은 액션 배우뿐 아니라 주성치 같은 코믹 배우, 주윤발의 누아르 장르 등으로 분류되었다. 그 분류 속에 장국영은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이 탁월했다. 필자가 영화 평론가가 아니기에 그가 찍은 영화에 대해 완벽하게 평가를 할 수 없지만, 그만큼 그가 보여준 모든 장르의 연기는 아직까지도 각인되어 있다.


필자는 글을 쓰면서 해피 투게더라는 영화에 대한 느낌이 떠올랐다. 타국에서의 고단한 삶, 힘겹고 우울한 삶을 양조위와 함께 멋지게 표현한 것...... 이 느낌은 아직까지도 필자의 머리에 각인되어 있다. 나이가 들면서 20대 시절의 순수함과 천진난만했던 그의 연기가 이 영화를 통해 진지하고 정말 아. 이래서 배우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필자에게는 아주 인상적인 영화였다. 이 영화도 정말 오래전에 나왔었는데 말이다.


그가 보여준 연기는 앞에서도 말했고, 중간에서도 말했지만 모든 것이 정말 훌륭했다. 그는 지나친 욕심을 내세워 연기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주어진 역할에 진지했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 뿐 아니라 평가를 하는 전문가들이 좀 더 영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연기를 했다. 어찌 보면, 그의 겸손한 연기 스타일이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우리가 장국영을 잊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장국영의 멋진 연기는 2003년 04월 01일. 원인 모를 죽음으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그의 연기를 보는 방법은 오로지 과거에 상영된 영화들에서만 가능해졌다. 항상, 팬들은 4월 1일이 되면, 그에 대한 추모식을 거행한다. 그만큼 그의 연기가 아까웠고, 그만큼 그의 겸손한 자세와 모범적 행동이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


일필휘지로 남겨본 4월 1일 만우절에 써보는 장국영....... 만약 그가 죽지 않고 현재까지 살아있다면 6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 이제는 아버지 혹은 간부 연기를 보여줘서 아들이나 딸 혹은 부하에게 멋진 충고나 자상한 모습을 연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정말 아쉽다. 


4월 1일이 되면, 항상 거짓말보다는 장국영의 죽음이 우리에게 각인된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멋진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과연 장국영처럼 겸손하고, 모든 장르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들은 몇 명이나 될까? 정말, 그의 죽음은 지금까지도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당년정에서 불렀던 가사 하나를 추가로 발췌해서 한글로 적어보겠다. 


'오늘의 나, 다시 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때의 정은 다시 새로움을 더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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