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 번 반복해서 공부했던 노력파 김득신
사기열전의 백이열전을 11만 번 반복해서 공부했던 진정한 노력파
우리가 공부를 하면서 항상 힘들어하는 것이 있다. 암기가 안 된다. 너무 지겹다. 또 봐야 한다. 큰일 났네. 이거 외워서 시험 볼 수 있을까? 등등 반복과 암기에 대한 두려움과 지루함에 따른 감정적 이입으로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폭발한다. 그 과정으로 우리는 허무한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엄청난 지겨움과 스트레스 등을 이겨내고 소위 초인적인 반복과 지독한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로 그분을 적어볼까 한다.
이 분의 성함은 김득신. 워낙 유명해서 언론 매체는 물론이고, 영상에도 수시로 소개되고 있으며, 이 분의 업적까지 기리는 아주 위인이다. 임진왜란 이후에 태어나신 17세기 초에 생존하신 분이다. 이 분의 할아버지는 그 유명한 진주 대첩의 명장 김시민, 아버지는 김치라는 분이시다.
김득신이라는 분을 딱 한마디로 표현하면 '지독한 노력의 대가'라고 말하고 싶다. 유년 시절 천연두라는 병으로 목숨은 건졌으나 후유증으로 뇌 손상을 입게 된다. 이 사실은 정설로 되었다. 그만큼 학습 능력이 보통 사람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따라서 아버지도 걱정하셨고, 집안에서도 김득신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고 한다.
이렇게 어려움을 겪게 되는 김득신, 하지만 아버지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공부해라. 하지만 김득신의 암기력은 현저히 낮았기에 10세에 글을 읽었으나 그마저도 돌아서면 사라지는 하... 뭐라 할까 정말 안타까움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공부했지만 또, 외우고 또 반복하고 했음에도 또다시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안타까움이 계속되었고, 오죽하면 옆에 같이 붙어 다니는 하인이 그 내용을 다 알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일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그 지독함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글을 20세에 처음 지은 그는 만 38세, 다시 말해 나이 거의 40세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과거를 합격한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지는 다들 이해할 것이다. 우리가 보통 글을 청소년 시기 이전에 다 알게 되고 생활을 하는데 그는 우리가 대학생이 된 시점에서야 겨우 글을 읽고, 해독하는 수준이 되었고, 그가 20세 이후 38세까지 18년 기간 속에 지독하게 노력하여 이루어냈으니, 가히 상상하지 못할 그의 집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는 과거에 합격하기 위해 책을 현대 기준으로 11만 번을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얼마나 암기를 했냐 하면 자신의 부인이 죽어서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도 그 책을 읽었다고 하니 정말 초인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다. (당시 읽은 책은 사기열전의 백이열전)
그렇게, 힘들고 어렵고 지루하고 지독하게 공부하고 암기한 결과 글을 정말 잘 짓게 되었고, 택당 이식이라는 분이 당대 최고의 시인이라고 칭찬을 했다고 한다.
천연두를 앓아서 오래 살기가 어렵다는 주변 생각과 달리, 그는 무려 80세까지 살았다. 참고로, 그가 70대에 '경신대기근'이라는 지금으로 따지면 식량이 아예 없어서 완전 폐허가 되는 말 그대로 악몽 같은 모든 조선 사람들이 굶는 시기였는데 살았다는 것이다. 당시, 10%가 굶어 죽었으니, 정말 천운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비극적으로 그는 자신의 집안 노비에 죽음을 당하게 된다. 당시, 숙종이 왕이었는데 그 소식을 듣고 해당 노비와 관련된 화적 떼를 토벌하라는 어명을 내렸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김득신이라는 위대한 분의 일생이었다. 이렇게 글을 정리해 보니, 우리가 김득신이라는 인물을 통해 배워야 할 점은 너무나 많다.
우선, 그분은 게으름이 없었다. 그는 꼭, 글을 잘 읽고, 글을 잘 쓰고, 글을 통해 세상에 멋지게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인물로 남고 싶었던 마음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학습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게으름 부리지 않고 지독한 노력을 통해 나이가 들어 성공을 한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가 몇 세에 성공을 하고 몇 세에 돈을 벌고 몇 세에 무엇을 이루는 것.. 몇 세 몇 세 몇 세 말 그대로 계산된 인생과 공식에 따른 삶... 이게 과연 가능한 것일까? 80억 인구의 모든 인생은 다른데 그것을 획일화할 수 있을까? 김득신이라는 분이 우리보다 낮은 수준이었음에도 게으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보다 더욱 머리가 뛰어나고 수많은 지식을 보유했음에도 나태와 자만과 거만으로 게으름에 빠져 포기하거나 놓아버린 적이 얼마나 많았는가? 정말, 그분이 우리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혀를 끌끌하며 안타까워할 것이다. 게으름이라는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나타나는 병과 다름이 없다, 이것을 극복해야 한다.
포기하지 않는 정신도 필요하다. 당시, 김득신의 아버지가 그에게 포기하지 마라고 조언한 것은 분명, 그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조금만 어렵고 무엇인가 비뚤어지면 주변에서는 우리에게 그만하지? 포기하는 게 어때? 야, 너 그것만 해서 나중에 어찌 될래?처럼 격려보다는 당장의 포기를 통해 뭐라 할까? 사람의 인생에 대한 간섭이 너무가 많아져 해당되는 사람에게 엄청난 인생의 손실을 제공할 수 있다. 그래서 김득신이야말로 주변의 도움과 격려를 통해 훗날 최고의 인물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복하는 그의 정신력. 앞에서 언급했듯이 그는 현대 기준으로 무려 11만 번을 반복하며 글을 공부했다. 11만 번... 이게 과연 우리에게 가능한 수치인가? 하루에 1번 외워도 1년이면 365번, 10년이면 3650번, 100년이면 36500번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 그는 하루에 최소 30번 이상을 10년 공부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정신력과 반복.. 무섭지 않은가? 이 정도의 지독한 반복이면 무엇을 못하겠는가? 아둔한 그의 두뇌.. 우리는 뛰어난 두뇌. 그러나 우리는 스마트폰과 각종 미디어로 스스로 두뇌를 갉아먹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우리의 싱싱한 두뇌로 반복하고 노력한다면 모든 것을 정복할 수 있을 텐데.....
게으르고, 포기하고 싶고, 반복에 짜증이 난다면 김득신이라는 인물을 통해 반성을 해야 한다. 그가 보여준 것은 바로 정신력이다. 머리는 아둔했지만, 그 정신력이 현대에 이르기까지 존경받고 있다. 우리는 그의 근성을 통해 새로운 마음으로 학습에 대한 게으름을 던져야 한다. 게으름을 던지는 것만 이야말로 우리의 삶이 윤택할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