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바람 아래 #01

단풍이 은행에게

by 한서진



너를 처음 본 순간
햇살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때부터 나는
한 소년의 첫 마음처럼
서서히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바람이 불 때마다
붉은 나의 열은 흔들리고
너를 닮아갈수록
조금씩 나를 잃어갔다


단 한 번이라도
너의 온기 속에서
나를 비추고 싶었다


닿고 싶었다
너의 노란 마음에
나를 담아보려고


가장 달아올랐을 그 순간,

나는 이미 떨어져 가고 있었다
내가 사라질 때쯤
너는 눈부시게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