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멀리서
빛이 천천히 사라진다
네가 멀어지는 게 아니라
내가 닿을 수 있는 마지막 거리까지
사건의 지평선 너머에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마음선이 있다
우리는 그 선을 넘지 않으려고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었던 걸까
관계의 끝은
어떤 하루에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는 걸
그럼에도 우리는
지평선 넘어에 아직 꺼내볼 수 있는
반짝이던 시간들
아낌없던 시간들
옅어져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겨울이 오는 밤이면
빛이 멀어지는 순간을 떠올리며
조용히 너를 보낸다
From: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빛을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