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곡이 끝나면
불빛이 꺼지고
방 안은 갑자기 너무 조용해진다
언젠가부터
음악이 감정을 대신 말해주던 밤들이 있었다
어떤 노래는
미완의 문장을 대신 닫아주었고
어떤 노래는
닫힌 마음을 기어이 열어주었다
이제는
노래가 아닌
나의 목소리로
이 밤을 정리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그렇다고
모든 게 명확해진 것도 아니고
이 마음을
다 설명할 수도 없지만
조금 비워진 잔과
식은 머그컵의
미지근한 테두리만으로도
충분히 이해되는 밤이 있다
밖은 벌써 새벽
어떤 것들은
완성되지 않은 채로 더 오래 남고
어떤 것들은
멈춘 자리에서 천천히 식어간다
나는 플레이리스트를 닫고
현관 불을 끄고
커튼을 친다
내일은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다음 계절은
조용히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