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녹은 시냇물 달음질 시작하고
기지개 켠 가지마다 색동 물감 흩뿌릴 때
바지런한 날벌레들 풍선처럼 동실동실
돌아온 숭어 떼 하늘 높이 파닥였지
간밤에 뒤바뀐 거스른 계절
우리 미물들에겐 한겨울보다 더한 고난
모두가 놀란 아침
눈물인지 빗물인지 흠씬 웅크린 수양버들
길 위에 짓눌려진 빛났던 꽃잎 무리
물살에 떠내려간 붉고 노란 동백 송이
봄동마저 머리마다 된서리로 빛바래고
떨리는 입속엔 구겨져 버린 오열만이
눈먼 칼바람의 망나니 춤은 끝없는 듯
나른한 온실 화초들은 시끄럽다 문 닫는데
남겨진 이들은 힘겨운 몸짓으로
물에 퍼지는 버들잎의 타전을 읽는다
다 왔 어 코 앞 이 야
한 발 만 더 내 딛 자
피 땀 눈 물 그 대 로
부 둥 켜 웃 을 테 니
내일 따윈 남의 일인 하루살이 흰소리
속 빈 갈대의 휜 소리를 뒤로하고
감각마저 살얼음 낀 발맞춰 공명한다
이글대는 푸른 매미들의 개가를 그리며
---- 2024-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