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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랍시고

바람이 산을 옮기다

by 단빛


-1-

하늘이 꿈을 꾸었다

꿈은 바람(願)이 되고

바람(願)은 바람(風)이 되어

모래 산을 옮겼다


하늘이 꿈을 꾸었다

꿈은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빗물이 되어

새 물길을 내었다


하늘이 꿈을 꾸었다

꿈은 별빛이 되고

별빛은 내 꿈이 되어

나를 잠에서 깨웠다



-2-

그제야 알았다

바위를 뚫은 것이 낙숫물이었음을

하늘의 꿈이 바위를 녹였음을


그제야 알았다

내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을

뵈지 않는 하늘의 꿈이 그렸음을



-3-

노래하리라, 하늘을 보며

그 노래가 바람 되어

이 산을 옮기리니


그림을 그리리라, 구름 가지고

그 구름이 빗물 되어

새 길을 내리니


꿈을 꾸리라, 별빛을 향해

그 꿈이 별이 되어

내 벗의 꿈이 되리니


※ 바람(願): 소원 / 바람(風): 바람결


[200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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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Karina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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