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더 재밌고 간지 나는 삶
나는 성인 ADHD이다.
이 사실을 모른 채로 12년의 학창 시절을 보냈다. 12년의 시간 동안 항상, 나는 내가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못하는 바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ADHD 진단을 받고 1년이 지난 지금, ADHD의 삶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니, 나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사실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의 내가 이 글을 봤다면 너무 의외였을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인걸?!
이건 '너 자신을 사랑해♥' , '너는 특별해♥' 같은 무작정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이 아니다. 나름 많은 ADHD들이 내 의견에 동의할 것이라 확신한다.
ADHD에 관한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쓴 '리틀몬스터'의 저자 Robert Jorgen도 이렇게 말한다.
ADHD를 가진 것은 썩 괜찮은 일이다!
심지어 그 책에서는 자신의 자녀들이 ADHD를 한 번씩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까지 한다.
'세상에 아버지란 작자가 저런 무책임한 말을 할 수 있다니! '
무책임한 게 아니라 진짜 이러한 삶은 나쁘지 않다! 좋기까지 한다!
나 또한 그의 의견에 100번 동의한다.
나는 ADHD 덕분에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들을 할 수 있음을 많이 느꼈다.
넘치는 에너지
피곤하디 피곤한 현대사회에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은 제일 부러움 당할 것이다. 그게 바로 나! 나는 내 근력에 비해 항상 에너지가 넘쳐, 주 7일 알바를 하던 시절도 지치지 않고 견딜 수 있었다. ADHD이기에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바쁘면 바쁠수록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남들이 지쳐할 일을 더 잘 수행할 수 있었다.
과감한 도전의식
ADHD의 충동성은 좋은쪽으로 발현되면,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충동성이 있기에, 다른 사람들이 선택하지 못하는 선택을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유럽 1달 혼자 여행을 충동적으로 결정했고, 모르는게 있으면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강의실의 적막을 깨고 꼭 질문을 했다. 도전하길 두려워하는 한국사회에서, 이와 같은 행동은 멋있게 여겨진다. 실제로 내가 멋있다는 친구들이 많다. 얘들아 사랑해 히히
종합예술가의 기질
관심분야가 다양하기에 여러 것을 조금씩 얕게 배운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다해주는 시대에 다양한 분야를 융합할 줄 아는 사람들이 이 시대의 최고의 인재상이다. 나는 컴퓨터 공학이 본전공이지만 스페인어를 좋아하고 비즈니스를 복수 전공하고 있다. 여행을 하고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한다. 역사 문화 예술 공학 자연과학 중 안 좋아하는 분야가 없다. 이전시대에서는 끔찍한 혼종이라는 평가를 받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요즘시대에는 특이한 것도 재능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있는 나는, 천재라고 여겨진다.
갑작스러운 것에도 간지 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 어디서 본 적도 없는 특이한 아이디어, 종잡을 수 없는 매력!
모두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는 남들과 다르기에 더 소중하고, 매력적이고, 특별하다.
앞으로 나는 내가 어떻게 이렇게 낙관적인 삶을 살게 되었는지, 내 이야기를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다. 적어도 나는, 우리 ADHD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으니까.
우리 존재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