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건식192_한약사김경순의 건강 식재료
일주일에 한 번. 한 줌씩만 챙겨 먹어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맛있는 견과가 있습니다. 무려 32년 동안 20만 명으로부터 얻은 데이터입니다. 오늘은 호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일주일에 1 번 이상, 한 줌씩(30g, 7개 정도)만 챙겨 먹어도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14%, 협심증 같은 관상동맥질환을 20%까지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무려 32년 동안 약 21만 명으로부터 얻은 데이터입니다. 보통 견과류는 매일 조금씩 먹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특징적으로 호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네요. 호두 속 알파리놀렌산은 식물성 오메가-3의 일종인데 혈관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하고, 혈관벽에 플라크가 쌓이는 것을 방지해 주는 비타민E도 풍부합니다. 이런 질 좋은 지방들이 혈압을 조절하고 염증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심장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심장협회(AHA)에서는 호두를 ‘심장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인증한 바 있습니다.
호두에는 식물성 오메가-3지방산인 알파 리놀렌산(ALA)가 풍부한데요. 이게 뇌세포의 막을 구성하고 염증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거기에 폴리페놀, 멜라토닌, 비타민E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서 뇌세포를 보호하는 역할도 해주죠. 이렇게 염증을 막아주는 항염증 성분들이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오메가-3지방산이 관절염 증상 완화와 염증 감소 효과를 가지고 있고, 그 외 비타민 E(토코페롤), 마그네슘, 인, 엽산이 항산화 효과를 더 강화시키죠. 또 혈당이 빨리 오르는 걸 막아주기 때문에 혈당조절에 유용하고, 이런 작용들은 혈관의 염증을 막는 데 도움이 되죠. 이때 신경 써야 하는 건 신선도입니다. 호두는 다른 견과류에 비해 기름성분이 많아서 산패 속도 역시 빠르니까요. 신선한 호두를 드시고, 만약 호두 같은 견과류를 먹을 때 느껴지는 텁텁함이 싫다면 호두 페스토로 드셔도 좋습니다. 바질 페스토처럼 원재료를 갈 듯이 부숴둔 것을 페스토라고 하는데, 견과류와 녹색 채소(바질, 깻잎, 시금치 같은 녹색 채소), 올리브오일(+마늘, 치즈, 약간의 소금)을 넣고 갈면 이탈리아식 소스인 호두 페스토가 됩니다. 빵이나 샐러드에 같이 넣어드시면 되는데 먹기도 편하고 염증을 다스리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지방과 단백질이 많은 편이라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서 다이어트할 때 식욕을 가라앉히는데 효과적이죠. 그런데 동의보감 속 호두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몸을 살찌게 하고 튼튼하게 한다"라고 쓰여 있거든요. 아니 이게 뭔가요? 조금만 더 살펴볼까요? 그 시대에 ‘살찌게 하고’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건 무척 좋은 음식이라는 겁니다. 음식이 귀하거나 식량이 풍족하지 않는 곳에서는 살이 찐다는 거 자체가 부의 상징이고 축복이잖아요. 호두는 고기와 비교될 정도로 높은 지방이 들어 있고, 열량도 높아서 살이 찌게 하는 귀한 음식이었던 겁니다. 그럼 우린 다이어트에 이걸 먹는 게 좋을까요? 안 먹는 게 좋을까요? 핵심은 먹는 양입니다. 하루에 7개 정도만 드시면 됩니다.
호두가 뇌와 비슷하게 생겨서 뇌 건강에 좋다고 하는 분들도 있으신데, 한의학에서는 언급하는 효능은 약간 다릅니다. 동의보감에는 “호두 속살이 쭈그러져 겹친 것이 폐의 형체와 비슷한데 이것은 폐를 수렴시키므로 숨이 가쁜 것을 치료한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실제 조선 왕실에서는 왕족들이 감기로 기침이 멈추지 않으면 호두로 차를 만들어 먹었던 기록들이 많습니다. 또 한방에서 활용한 호두의 또 다른 효능은 허리를 튼튼하게 하는 겁니다. 하초가 허해서 생기는 요통에 호두를 약으로 이용했던 겁니다. 북한의 임상자료에는 “요로결석 환자에게 호두육을 기름에 튀겨 여러 번 복용시켰더니 결석이 분해돼 배출됐다"라는 기록도 있습니다.
1. 견과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식품입니다. 아토피나 비염이 있을 때 증상을 더 악화시키기도 하고, 심하면 구토나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하죠. 조금씩 먹어보면서 테스트해보시기 바랍니다.
2. 열량이 높은 편이라 너무 많이 먹게 되면 토실토실 살이 찌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호두 한 알은 약 5g으로 30kcal 정도 됩니다. 하루 적정 권장량은 7~8개 정도입니다. 그 이상은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3.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라 쉽게 산패될 수 있습니다. 밀봉해서 냉장고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한 만큼씩 꺼내 드시기 바랍니다.
일주일에 1번. 7개씩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심혈관 건강, 뇌 건강, 장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맛있는 호두. 잘 활용하셔서 건강 컨디션 유지하는 데 도움 받으시기 바랍니다. 건강 정보, 건강 식재료 소개해 드리는 한약사 김경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