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건식214_한약사김경순의 건강식재료
100세를 부르는 쌀로 인기몰이 중인 현미에 대해 최근 발암 논란이 있었습니다. 건강하려고 일부러 챙겨 먹는 분들 많으셨을 텐데, 이 소식으로 많이 놀라셨을 겁니다. 오늘은 그 논란에 대해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또 현미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도 같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건강을 위해 일부로 챙겨 먹었던 현미. 하지만 최근 현미속에 ‘무기 비소’가 많이 들어 있어서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아직 모르는 분들을 위해 그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비소는 흙이나 물에 존재하는 성분인데, 유기 비소와 무기 비소로 나눠집니다. 유기 비소는 몸 밖으로 빠르게 배출돼서 문제가 안 되지만, 농약이나 살충제에 들어있는 무기 비소는 많은 양을 섭취하거나 오랜 기간 몸에 축적되면 위험해지는 성분인 거죠.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무기비소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2025년 2월) 미시간 주립대학의 연구에서 백미보다 현미의 비소 함량이 더 높게 나왔던 겁니다. 물론 미국산 쌀을 가지고 한 연구죠. 현미의 무기 비소 함량은 백미보다 약 50% 정도 더 높게 나온 겁니다. 비소는 쌀의 외피에 모여있는 성분이라 당연히 현미쌀이 높게 나온 겁니다.
정리해 보자면 현미에는 백미보다 영양분도 많고, 독성 함량도 높은 걸까요? 일단 결과부터 말씀드릴게요. 국내산 현미를 먹는다면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2018년 국립 농업과학원의 연구에 의하면 현미와 백미의 무기 비소 평균 함량은 현미는 0.11mg/kg과 백미에는 0.07mg/kg이었습니다. 이들 함량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 식량기구(FAO)가 주관하는 식품기준 오염물질 분과위원회(CCCF)의 권장 기준인 현미 비소 함량 0.35mg/kg보다 훨씬 안전한 수준이었던 겁니다. 다만 24개월 이하 영유아에 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니까 이런 점만 주의하시면 됩니다.
반면에 미국에서 생산되는 현미쌀의 경우 무기 비소 평균 함량은 0.15mg/kg로 나와 한국산에 비해 약 36.4% 더 높게 나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쌀을 자급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산 쌀을 수입하지 않으니까 사실상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죠. 정리해 보면 한국쌀은 무기비소 함량이 WHO 권장 일일 비소 안전 섭취량 기준보다 낮기 때문에 안전한 식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이런데도 현미에 들어있는 무기비소가 신경 쓰인다면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현미를 한 번 데치고 사용하게 되면 무기 비소의 양을 54%까지 줄일 수 있고, 현미를 미리 끓이는 게 번거롭다면 현미보다 6배 정도 많은 물을 붓고 1시간 정도 불린 후 새 물로 밥을 하게 되면 현미 속 비소를 35%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현미밥의 발암물질 논란 이제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게 드시기 바랍니다.
현미에 들어있는 피틴산(phytic acid.피트산)은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철분, 칼슘, 아연 같은 미네랄과 결합해서 체내 흡수를 방해하는 성질이 있으니까요. 그러니 현미밥의 건강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미네랄이 풍부한 멸치, 견과류, 해조류 같은 반찬과 같이 드시길 추천합니다. 현미로 인해 부족해질 수 있는 미네랄을 반찬으로 보충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소화기가 약한 편이라면 30% 정도 현미를 섞어서 먹어보고, 괜찮다면 50% 이상으로 늘이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혈당을 관리하는 식단을 원한다면 현미를 50% 이상 배합하는 게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현미밥을 지을 때 건강 효능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팁이 있습니다. 바로 소주를 약간 넣는 겁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밥 물에 소주를 두 잔정도 넣어서 현미밥을 짓게 되면 일반 물로 조리할 때보다 폴리페놀 함량이 17% 증가했다고 합니다. 알코올이 현미 속 폴리페놀 함량이 더 많이 빠져나오는 걸 돕는 거죠. 또 알코올이 섞인 물은 끓는 점을 낮춰서 더 빨리 끓게 하기 때문에 식감을 더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서 현미 특유의 딱딱한 식감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밥이 지어지는 과정에서 알코올은 모두 날아가기 때문에 밥맛에 영향을 주지 않으니까 밥맛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건강식이라 일부러 챙겨 먹었는데 발암물질이 높다고 해서 깜짝 놀라게 했던 현미밥. 한국산 쌀을 이용하신다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미리 데쳐서 사용하거나 많은 물에 불려서 더 줄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영상 참고하셔서 건강 컨디션 올리는데 현미 잘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건강 정보, 건강 식재료 소개해 드리는 한약사 김경순이었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