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건식211_한약사김경순의 건강식재료
자연이 주는 영양수액으로 최고인 포도 다 좋은데 귀찮은 게 좀 있죠. 씨와 껍질을 뱉어야 해서 특히 아이들은 먹기를 꺼려 하기도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귀찮다며 껍질과 씨를 같이 먹는 사람을 본적도 있었는데요, 이젠 귀찮아서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잘 챙겨 먹어야 하는 부분이 바로 껍질과 씨, 그리고 포도 가지입니다. 왜 그런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오늘 알아보겠습니다.
데이비드. A. 싱클레어가 ‘노화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언급한 성분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노화 전문가의 책이라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여기서 포도 껍질에 풍부한 레스베라트롤을 여러 번 언급합니다. 식물이 병이나 곰팡이, 자외선 등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 내는 방어물질인데요.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차단하고, 암세포의 추가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레스베라트롤이 노화를 늦추는 핵심 성분으로 떠오르게 된 겁니다. 노화의 주요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건 당연하고 시르투인1(SIRT1)이라는 장수 유전자를 자극한다는 게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또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고 만성 염증을 예방해서 퇴행성 질환이나 뇌의 인지 기능저하에 도움 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레스베라트롤은 특히 포도껍질의 보랏빛 색소에 가득하기 때문에 레드와인의 건강 성분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알코올로 섭취하는 건 하루 반잔이든 한 잔이든 해로움이 훨씬 크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인 WHO에서도 알코올에 관한 한 안전한 섭취량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레스베라트롤을 제대로 흡수하려면 포도를 먹을 때 껍질을 꼭 같이 먹어야 합니다. 건강에 관심이 좀 있는 분들은 레스베라트롤을 보충제로 챙겨 먹기도 하는데, 아직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제한적인 편이라 음식으로 섭취하는 게 안전성 면에서는 더 좋습니다.
포도씨에서 얻을 수 있는 핵심 성분은 프로 안토시아니딘 같은 폴리페놀입니다. 풍부한 폴리페놀 성분은 노인성 치매라고 불리는 알츠하이머의 속도를 늦추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미국의 한 연구팀이 생쥐에게 포도씨의 폴리페놀 추출물을 5개월 투여한 결과, 기억력 감퇴에 영향을 주는 ‘아밀로이드 베타-56’이라는 신경독소 물질이 감소한 결과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또 포도씨 추출물이 하지 부종이나 정맥류 치료를 위한 의약품의 원료로 현재 사용되고 있고, 전문의약품으로도 많이 개발돼서 약품 원료로서의 기능과 활용도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포도를 먹을 때 씨를 같이 먹는 게 어색하더라도 웬만하면 먹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된 셈입니다.
영상 시작할 때 항암효과뿐 아니라 노화 예방으로 주목받는 레스베라트롤을 언급하면서 포도껍질과 포도씨에 풍부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런데 더 많이 들어 있는 부위가 있습니다. 바로 포도송이 줄기입니다. 보건환경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포도송이 줄기에는 포도씨나 껍질보다 레스베라트롤이 약 17배 정도 나 많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플라보노이드나 탄닌 같은 폴리페놀이 가득해서 항산화 효과 역시 높다고 하죠. 한 예로 동물실험에서는 포도 줄기 추출물이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육이나 씨, 껍질보다 영양성분이 더 많다는 건 알겠는데, 포도송이 줄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방법이 있습니다. 포도 줄기 차로 이용하는 겁니다. 준비물은 정말 간단합니다. 포도 1송이를 다 먹고 나서 남은 줄기를 3~4일 정도 말린 후 잘게 자르면 끝입니다. 이걸 마른 프라이팬에 약한 불로 5분 정도 볶은 후 끓은 물에 붓고 우려내면 완성이죠. 줄기만 끓여도 괜찮지만 터지거나 무른 포도를 같이 넣고 끓이면 풍미까지 더 올려서 섭취할 수 있습니다.
한의서에서도 포도는 이뇨작용을 돕고 천연 전해질 역할을 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습비와 임병을 치료하고 오줌이 잘나가게 하며, 기를 돕고 의지를 강하게 하며 살찌게 하고 건강하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죠. 즉, 몸을 전체적으로 이롭게 한다는 의미로 요즘 말로 하면 링거를 맞는 효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본초강목에서도 포도는 근육과 뼈를 강하게 하고 기력과 의지를 길러주며 몸을 튼튼히 하고 오래 먹으면 불로장생과 상통하는 효능이 있다고 했습니다. 예전부터 약으로의 기능을 인정받았을 만큼 몸에 이롭게 활용되어 오던 포도입니다.
사과와 함께 먹으면 혈전을 녹이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사과 속의 퀘르세틴과 포도 속 카테킨의 시너지 효과로 혈전을 막아주고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데 탁월한 효과가 발현되는 거죠. 이때 포도와 사과 둘 다 껍질에 이런 성분들이 가득하니까 꼭 껍질째같이 먹기를 추천합니다.
견과류(호두, 아몬도, 캐슈너트 등)와 같이 먹게 되면 포도 속의 폴리페놀 흡수율을 더 올릴 수 있습니다. 레스베라트롤과 안토시아닌 같은 폴리페놀 성분은 지용성 성분이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견과류와 함께 먹었을 때 더 효과적입니다.
3. 장 건강: 요거트와 같이 먹게 되면 장 건강에 더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포도 속의 폴리페놀이 장내 유익균의 먹이(프리바이오틱스)가 되고, 요거트는 장 건강을 개선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포도와 건포도는 반려견에겐 절대 주면 안 됩니다. 개의 경우 포도를 먹으면 식욕부진, 설사, 구토, 기면, 심하면 급성신부전증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는 포도의 어떤 성분이 이런 현상을 유발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육보다는 껍질이 이런 증상을 더 많이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포도는 당분이 많아서 혈당을 높이기 쉽습니다. 당뇨가 있거나 다이어트 중이라면 조금만 먹거나 주의해야 합니다.
더운 날의 포도당 수액이 되어주고, 에너지를 채우는 포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합니다. 실지로 의약품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으니까요. 잘 활용하셔서 건강 컨디션 올리는 데 도움 받으시기 바랍니다. 건강 정보, 건강 식재료 소개해 드리는 한약사 김경순이었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