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건식242_꿈꾸는 한약사 김경순의 건강식재료
마트에 가보면 요즘 과자의 새로운 트렌드가 보이는데요. 그중 하나가 말차 열풍입니다. 말차 초콜릿, 말차 쿠키, 말차 크림 등이 심심치 않게 보이거든요. 이런 분위기는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말차빵과 말차음료를 선보였는데 10초에 1개꼴로 팔리는 기록을 세웠고 몽골과 캄보디아에까지 수출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미국에서는 말차가 품귀 현상을 보이기도 했고, 고급 일본산 말차는 가격이 2배나 올랐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말차의 이런 인기는 건강상 효능뿐 아니라 독특한 색감, 맛, 그리고 글로벌 셀럽들의 이미지가 더해져서인데, 앞으로도 점점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말차와 녹차는 같은 식물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비슷할 거 같지만 재배 방법과 가공 과정, 먹는 방법에서 차이가 납니다.
녹차는 햇빛을 보면서 자라는 잎을 수확하지만, 말차는 수확하기 3~4주 전에 덮개를 씌워서 햇빛을 차단한 차광재배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마차 잎은 엽록소와 테아닌, 그리고 아미노산이 잎에 더 많이 농축되고 특유의 감칠맛과 녹색도 진해집니다. 게다가 녹차의 떫은맛을 느끼게 해주는 카테킨은 줄어들기 때문에 더 달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아, 그렇다고 카테킨이 안 좋은 성분은 아닙니다. 항산화 작용을 해주지만, 말차에는 그 이상으로 좋은 성분이 생기고 쓴맛이 줄어들어서 음식에 활용하기 더 편해진다는 거죠.
녹차는 잎을 덖은 뒤 말려서 사용하는데, 말차는 어린 녹찻잎을 증기에 쪄서 말린 다음 분말로 만드는 겁니다. 이때 줄기와 잎맥을 제거하고 아주 곱게 갈아서 활용하기 때문에 질감과 색이 달라지는 거죠.
녹차는 찻잎을 우린 후 우려진 물을 마시는 거고, 말차는 찻잎 전체를 미세하게 갈아서 통째로 마시는 거라 훨씬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말차도 등급에 따라 맛이나 색이 다르고, 활용방법도 달라집니다.
세레모니얼 등급이라 불리는 가장 좋은 말차는 테아닌 함량이 아주 높아서 단맛이 나고, 카테킨은 적어서 쓴맛이나 떫은맛이 거의 없습니다. 또 엽록소가 많아서 밝고 선명한 녹색이 나죠. 말차 분말은 입자가 아주 미세해서 잘 녹기 때문에 물에 타서 마시는 전통적인 방법인 우스차나 코이차로 활용하면 됩니다. 우스차는 말차 분말 1~2g에 70도 정도의 물 70ml 정도를 넣고 말차 솔로 저어서 부드러운 거품을 내서 마시는 거고, 코이 차는 말 차분 6g 정도에 물을 50ml 정도 넣어서 에스프레소처럼 진하게 마시는 방법을 말합니다. 이 정도로 좋은 등급이라 라테나 베이킹에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80도 이상의 열이 가해지면 오히려 풍미가 상하고, 테아닌 같은 영양성분들이 파괴될 수 있으니까요.
프리미엄급 등급의 말차에는 테아닌과 카테킨이 적절히 들어있어서 녹색이 선명한 편이지만 약간의 쌉쌀함이 있습니다. 우유와 함께 말차 라테나 티라미수 같은 디저트 재료로 활용하면 됩니다. 특히 우유와 함께 마시게 되면 카테킨의 쓴맛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요즘 핫한 말차 라테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데요, 잠깐 볼까요? 컵에 말차 가루를 1작은술 정도 넣고, 30ml정도의 뜨거운 물을 부어서 잘 풀어줍니다. 그 위에 따뜻한 우유를 200ml 정도 부으면 카페 메뉴로 인기 있는 말차 라테가 완성됩니다. 취향에 따라 여기에 꿀이나 시럽을 넣거나 얼음을 넣어 먹으면 그럴듯한 홈메이드 그린 드링크 만들 수 있습니다.
컬리너리 급 말차는 약간의 황색이 보입니다. 황록색이라고 보는 게 더 맞겠네요. 입자가 약간 큰 편이며 마카롱이나 쿠키, 케이크 같은 베이킹이나 초콜릿, 아이스크림에 많이 들어갑니다. 카테킨은 150도가 넘어서도 항산화 효능을 어느 정도 유지하기 때문에 열을 가하는 요리에 이용해도 괜찮습니다.
말차에 들어있는 카테킨과 탄닌이 몸속 철분과 결합해서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철분 결핍이 지속되면 빈혈이나 탈모를 일으킬 수 있으니까, 평소 철분 부족 증상을 갖고 있다면 조심해야 합니다. 이런 부작용은 먹는 시간으로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데요, 식사 직후보다는 1~2시간 후에 먹는 겁니다. 또 오렌지나 키위 파프리카처럼 비타민C가 풍부한 음식과 같이 먹는 것도 이런 약점을 보완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공복일 때 말차를 진하게 마시게 되면 위산 분비가 증가해서 속 쓰림이나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카페인과 탄닌이 위장을 자극하기 때문인데, 특히 위장 기능이 약하다면 더 주의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성인의 하루 카페인 권장량은 약 400mg, 임산부는 200mg 전후입니다. 그런데 말차 1g에는 약 3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고, 일반적인 말차 라테에는 4~6g의 말차 분말이 들어가니까 한잔 만으로도 최대 180mg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는 거죠. 이 정도면 아메리카노 한 잔과 거의 비슷한 카페인 양입니다. 과량 섭취하게 되면 불면증, 불안감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까 잠들기 6시간 전에는 섭취를 피하고, 너무 많이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진하고 감각적인 녹색에, 부드러운 맛이 매력적인 말차의 유행은 잠깐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거 같습니다. 커피를 대신할 만한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요. 건강 컨디션 유지하는 데 잘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건강 정보, 건강 식재료 소개해 드리는 한약사 김경순이었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