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건식247_꿈꾸는 한약사 김경순의 건강식재료
만들기도 쉽고 짭조름한 맛도 좋아서 밥상에서 자주 보게 되는 멸치. 무엇보다 아이들 성장이나 노인들의 뼈 건강에 유용합니다. 여기까지는 모든 분들이 알고 계신 내용이죠. 그런데 멸치의 숨겨진 의외의 효과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뼈째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생선이라 멸치 하면 칼슘부터 생각나실 텐데요. 맞습니다. 100g당 500~1000mg 정도로 많이 들어있고, 매일 반찬이나 음식으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칼슘 섭취의 핵심이니까요. 특히 칼슘 자체는 몸 안에서 흡수율이 낮은 편인데 멸치는 어떤 식품과 비교해도 우유만큼 흡수율이 높은 고칼슘 식재료입니다.
이렇게 풍부한 칼슘 덕분에 챙길 수 있는 건강 효능이 더 있습니다. 바로 신경 안정 효과입니다. 몸 안에 칼슘이 부족해지면 불안이나 우울감을 느끼기 쉽고, 심하면 불면증까지 생기기도 하거든요. 또 혈액이 산성화돼도 불안, 초조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때 멸치가 큰 도움이 됩니다. 칼슘이 혈액의 산성화를 막아주고, 신경전달을 원활하게 해주니까요. 예민하거나 불안함을 느낄 때, 또는 스트레스가 심할 때 즐겨먹을 만한 음식입니다.
멸치에 대해 놓치고 있는 효과 중 하나가 오메가-3지방산입니다. 청어과에 속하는 멸치는 의외로 오메가-3함량이 높거든요. 100g 기준으로 오메가3 함량을 비교해 보면 연어에는 2~2.6g, 멸치에는 1.2~2g 정도 들어있습니다. 연어 같은 대형 생선보다는 적지만, 일반 단백질 식품과 비교하면 아주 높은 수준입니다. 생멸치와 대비했을 때 건조된 멸치에도 80%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멸치는 기본적으로 플랑크톤 같은 미세조류를 먹이로 하잖아요. 이게 EPA나 DHA를 만드는 기본 원료라서 멸치의 지방함량 대비 오메가-3 비율이 높은 겁니다. 실제로 마른 멸치볶음을 1접시(20~30g) 정도 먹게 되면 오메가–3를 250~500mg 정도 섭취할 수 있는 양이 됩니다.
요즘엔 중년 이후의 근육 감소를 막기 위해서 운동도 많이 하고, 단백질 보충제도 많이 활용하시더라고요. 이때 멸치가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단백질 함량이 50~60% 정도로 높은 식품이라 근육을 유지하는데 유용하고, 특히 멸치에 풍부한 류신이라는 필수아미노산이 근육이 합성되도록 돕기 때문에 근감소증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멸치 속 류신 함량은 소고기나 유청단백질과 비슷한 수준으로 아주 높습니다. 또 류신이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서 식후 혈당 스파이크를 완화하는데 좋기 때문에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을 하는 한국인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말린 멸치는 건조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고 영양이 더 농축된 상태라 타우린 밀도가 높은 편이죠. 100g당 문어 속 타우린이 1200~1600mg인데 마른 멸치에는 800~1500mg 정도로 아주 풍부합니다. 오징어 속 타우린이 300~500mg 정도 들어있다고 하니까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시죠? 일상 식재료 중에서는 타우린 함량이 아주 높은 최상위 그룹에 속합니다. 타우린은 간에서 담즙산과 결합해서 지방 소화를 도와주고, 콜레스테롤 배설을 증가시킵니다. 이 덕분에 지방간 위험이 줄어들고, 알코올이나 고지방 식단 때문에 생기는 간 손상을 낮춰주죠. 또 신경을 안정시키고 피로를 회복하는 효과가 있어서 우리가 잘 아는 에너지 음료에 타우린이 꼭 들어갑니다. 머리와 내장을 제거해도 타우린의 손실은 적은 편이니까 국물로 반찬으로 잘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크기에 따라)
1. 세멸 : 4cm 이하의 작은 멸치를 세멸, 소멸이라고 하고, 자멸치라고도 부릅니다. 뼈와 내장이 부드러워서 아가들 주먹밥 만들 때, 혹은 밑반찬으로 자주 사용되죠. 이걸로 튀김을 해서 먹기도 합니다. 세멸은 마른 팬에 볶아서 쓴맛을 제거하고 활용하면 더 좋습니다.
2. 중멸 : 4~6cm 정도의 작은 멸치인데 조림이나 볶음 같은 반찬용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크기도 먹을 만큼 적당하고 부드러우니까요. 하지만 조림을 할 때 너무 오래 가열하면 오메가-3가 줄어드니까 약불로 조리하는 게 좋습니다.
3. 대멸 : 7cm 이상인 대멸은 반찬으로 먹기에는 뼈가 느껴지고 억세기 때문에 주로 국물을 낼 때 사용됩니다. 감칠맛을 내는 대표 재료입니다. 머리와 내장을 제거해야 쓴맛을 줄일 수 있고, 10분 이내로 우렸을 때 가장 감칠맛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잡는 방법에 따라)
1. 우리가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접하는 멸치들은 바다에서 그물로 잡는 정치망 멸치입니다. 이것들을 크기별로 구분해서 활용하게 되는 거죠.
2. 또 다른 하나는 대나무로 만든 죽방을 사용해서 잡는 죽방멸치입니다. 멸치를 몰아서 잡는 것이 아니라 물길을 따라 들어오는 멸치를 자연스럽게 잡는 방법인데, 잡아서 자숙하는 데까지 시간이 짧게 때문에 상처도 적도 신선도나 품질이 아주 좋습니다. 국물 맛이 깊고 비린내가 적어서 최고급 멸치로 불리고 있죠.
(계절에 따라)
봄에 잡히는 햇멸치는 부드럽고 고소해서 회나 무침이나 젓갈용으로 활용됩니다. 가을에 잡힌 멸치는 지방이 풍부하고 크기가 작아서 주로 말려서 먹는데 국물 맛을 진하게 해줍니다.
매일 밥상에서 조금씩 챙겨 먹는 것만으로 신경 안정, 오메가-3, 근육 생성, 피로회복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멸치입니다. 뼈 건강도 당연히 챙길 수 있죠. 아는 만큼 건강해진다는 게 이럴 때 하는 말이겠죠? 다음 시간에는 멸치를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들과 더 유용한 얘기들로 함께 하겠습니다. 건강 정보, 건강 식재료 소개해 드리는 한약사 김경순이었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