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손잡이가 이렇게 생겼네요

유튜브 심폐소생 중인, 꿈꾸는 한약사입니다.

유튜브를 이대로 내팽개칠 수 없어서 늦었지만 학원을 다니는 중이다.

저녁수업이라 집에 가는 버스를 타면 승객이 많지 않다.

별생각 없이 버스 타고, 지하철 타는데 오늘따라 버스 손잡이의 알록달록함이 눈에 들어온다.

이 버스 내부는 누가 디자인한 걸까?

색 배합도 일부러 이렇게 밝게 한 거겠지?


설계할 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디자인하는 사람의 관점이 생각난다.

건물을 지을 때 꼭 조감도를 그려내고, 모형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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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감도는 새가 날아가면서 볼 수 있는 건물의 전체 모습인데, 실지로 사람은 살면서 이런 시선으로 건물을 볼 수가 없다. 큰 건물이 아닌 이상 전체 디자인을 보기도 어렵고, 사람의 시야에 건물의 전체볼륨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실지 본인이 이용하는 건물이 어찌 생겼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런데도 디자인할 때 건물의 조감도와 각 면의 모습(입면)들에 콘셉트가 들어가고, 기가 막힌 이야기를 녹여낸다.

이걸 읽어내고 이해하면 건축이 예술이 되는 거고, 이걸 모르면 콘크리트 덩어리가 된다.


버스 손잡이를 디자인한 그 사람도 손잡이모양, 간격, 색깔 등을 만들어내면서 이런 콘셉트와 이야기를 녹여냈을 거다. 매번 버스를 타면서도 이제야 '이쁘네~'하고 지나치지만, 나는 차마 알아채지 못한 디자인의 용도와 콘셉트가 있을 거라 생각하니 순간 버스 손잡이가 예술작품처럼 보인다. 이걸 디자인한 사람은 승객 중 누군가가 이걸 보고 기분 좋아하고, 산뜻해지는 순간을 생각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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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며 지나치는 모든 것들에 프로페셔널함이 녹아있다. 대충 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들에 내공이 들어있다. 이런 애씀과 단정함으로 세상이 유지되고 있다. 집-한약국만 왔다 갔다 하는 우물에 살다가 버스 타고 콧바람을 쐬니 세상이 달라 보인다. 역시 우물밖으로 나오길 잘한 거 같다. 유튜브를 어떻게 살려낼지는 아직 감을 못 잡겠으나, 세상구경은 잘하고 있다. 버스 손잡이가 이렇게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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