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이지만, 꿈꾸는 한약사입니다.
요즘 부쩍 진로에 관심을 갖는 딸아이가 묻는다.
"엄마, AI가 발전하면 한약사가 미래에도 존재할까?"
나도 몇 년 전부터 종종 하던 생각이긴 한데, 그때마다 결론은
[나도 모르겠소~ 그게 어떻게 쓰일지 나도 궁금하오~]
하루아침에 직업이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거기까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덮어두었던 생각 중에 하나이다.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시간은 짧아지지만, 사람과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그래도 사람이 필요하다는데... 난 이 정도까지 밖에 모르는데... 할 말이 없다.
"엄마도 잘 모르겠어. 어떤 방향으로 AI가 활용이 될지...
그래도 인간의 직업이 모조리 없어지도록 개발되기야 하겠어?"
영화에 보면 강력한 빌런은 그렇게도 하던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극히 소수가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소름 돋는다.
한약사라는 직업은 아는 사람도 드물고, 인기도 없고, 전문직의 끝자락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위기의 직업인데 거기에 AI까지 합류하면 아~~ 장난 아니겠다!!
딸아이는 요즘 AI에 영향받지 않고, 안정적이고, 힘들지 않으며, 돈을 잘 버는 직업을 찾고 있다.
최소 연봉 1억 정도?? 그러면서 자꾸 묻는다. 아빠 월급이 얼마냐고.
음........... 딸아............
연봉 1억이 말이다...........
그렇게 얼렁뚱땅 해가지고 벌 수 있는 게 아니란다.........
그 정도로 벌어본 적이 없으니 나도 할 말은 없다만, 그게 그렇게 만만치는 않을 텐데 말이지.
AI가 한약 짓는데 적용된다면 처방과 구성을 달달 외우고 있지 않아도 빨리 찾아낼 수는 있겠지..
하지만 환자의 상황과 컨디션에서 무엇이 먼저인지 판단하는 건 사람이 해야 하는 몫 아닐까?
실제로 약을 지을 때 내가 지은 약이 대단해서라기보다,
들어주고 상담하는 과정들에서 안도하고 위로받는 경우도 많다.
AI는 그런 건 안될 거 같은데?
세상에 좋은 약은 많지만, 환자의 표정과 행동을 보고 가격의 부담을 느낀다면
차선의 약을 제안하기도 하고, 약보다는 차나 음식으로 제안하기도 하는데...
AI가 사람의 표정과 마음까지 다 눈치챌 수 있을까?
미래 어떤 직업이 없어지고, 생겨날지 모르겠고,
어떤 직업이 유망하고, 인기 있어질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쪽으로 성장하는 건 확실하다.
책을 안 보는 시대라 출판사들이 많이 사라지고, 전자책이 나와서 역시 출판산업 힘들다지만
브런치스토리 글 쓰는 작가들처럼 글을 쓰고 싶고,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는 것처럼..
하고 싶은 걸 하다 보면 길이 보이고, 그 길을 걷다 보면 뭔가를 해내고 있지 않을까.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약 짓자.
AI로 한약사라는 직업이 소멸하더라도 그 안에서 뭔가 또 길이 있을 거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