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친구를 바라보며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는 시간

by 윤호근

상처받은 친구를 바라보며


그녀는 특별할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외모도, 직업도, 재력도, 대인관계도 내세울 만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 친구의 장애를 약점으로 여기며 함부로 대했다.


내 친구는 결혼에 대한 진지한 마음으로 그녀를 만났다. 하지만 그녀는 처음부터 재산을 목적으로 접근했다. 동거를 시작하면서 그녀의 본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내 친구가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돌아와도 그녀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 친구가 출장이나 교육을 갈 때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친구가 원한 것은 단순했다. 집안일을 함께 하고, 출퇴근 때 같이 밥을 먹고, 여행을 함께 가고,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친구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


심지어 외출할 때도 손을 잡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그녀가 내 친구에게 원한 것은 오직 경제적인 것뿐이었다. 돈을 요구하는 일이 잦았다.


3개월 동안 힘들어하던 내 친구는 결국 그녀를 떠나보내기로 결정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녀는 아이를 낳기 싫어서 피임기구를 끼고 살았다고 한다.


내 친구는 성실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면서 다른 사람을 많이 배려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녀는 친구의 장애를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했고, 그것을 빌미로 관계를 시작했다. 결혼을 전제로 동거했지만, 동거 생활이 시작되자마자 태도가 변했다. 친구에게 다정하게 대하지도 않고, 불만만 계속 토로했다.


아마도 그녀에게는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거와 결혼까지 생각했다면 내 친구를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

지금은 헤어진 상태다. 그녀는 아직도 혼자라고 한다. 내 친구도 혼자다. 그녀가 반성했다며 다시 만나자고 하지만, 내 친구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 3개월을 함께 살면서 단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런 친구를 볼 때면 마음이 아프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미래를 꿈꿨던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상처받은 모습을 보는 것이 안타깝다.


사람의 약점을 이용해 접근하고, 상대방의 진심을 무시한 채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는 용서받기 어렵다. 특히 장애를 가진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장난친 것은 더욱 그렇다.


내 친구가 다시 사랑할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이런 상처 때문에 더 이상 누군가를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친구가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함께 사는 것보다는, 혼자서라도 자존감을 지키며 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언젠가는 내 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중해 줄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 그때까지는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친구의 아픔을 지켜보는 것은 힘들지만, 그가 더 좋은 사람을 만나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응원해 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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