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 스푼 #2
우린 언제부터 좋아했을까
여자가 물어봅니다
남자는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은 걸 알면 그녀가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는 건 더 싫습니다
일단 막 던져 봅니다
늦은 밤 막차 놓쳐서 택시 잘 잡히는 데까지 걸어갔던 때
낙엽 보러 가서 벤치에 앉아 책 읽어 주던 날
비 쫄딱 맞고 우리 집 앞에서 전화 한 날
하나도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남자가 말합니다.
아 알겠다.
우리는 처음부터 좋아한 거야.
하늘이 맺어준 뭐 그런 거 있잖아.
그리고
남자가 말합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어.
그러나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겠어.
그렇습니다
사랑은 언제부터가 아니라 얼마나가 더 소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