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사랑 한 스푼 #1

by 이로

녀가 전화를 합니다

옆에서 들으니 남자입니다

용건만 간단히는 너무 오래된 말인가요

일 분이 한 시간 같습니다

괜히 질투가 납니다

나하고 그렇게 오래 통화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면 정말 유치한 남자가 될 겁니다

그녀가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어떤 남자가 보아도 한 번쯤 데이트해 보고 싶은 그녀입니다

함께 차를 마시는 것만 해도 영광입니다

소심해 보이는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남자 앞에서

여자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당합니다

오히려 여자에게 미안합니다

좀 더 재미있고 멋진 남자하고 있어야 될 것 같아서입니다

뭔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자꾸 쪼그라듭니다

봄 좋아하느냐고 여자가 묻습니다

사실 봄을 좋아하는지 남자 자신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좋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좋아하기로 했습니다

봄이 오려면 한참 남았습니다

이제 늦가을의 낙엽이 지고 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합니다

여자가 묻습니다

“내년에 벚꽃 구경 같이 갈래요?

벚꽃이 눈처럼 날리는 것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

남자는 순간 멍해집니다

분명 내년 벚꽃이라고 말했습니다

내년 봄에도 그녀는 내 옆에 있을 겁니다

남자는 다짐합니다

내년 봄까지 좀 더 괜찮은 남자가 되도록 매일 노력할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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