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7
“수갑이 너무 꽉 끼는데요, 경관님.”
도둑은 뒷좌석에서 끙끙대며 말했다.
조금 전까지 그는 보석 가게의 쇼윈도를 부수고 있었다.
사이렌 소리가 들렸고, 경찰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들이닥쳤다.
도둑은 저항을 포기했다. 그의 주머니에는 훔친 다이아몬드가 가득했다.
경찰차는 어두운 골목을 빠져나갔다.
그런데 방향이 이상했다. 경찰서로 가는 길이 아니었다.
차는 점점 도시 외곽의 한적한 창고로 향했다.
“저기, 길을 잘못 드신 것 같은데요?”
도둑이 물었지만, 경관은 대답하지 않았다.
운전석의 남자가 모자를 깊게 눌러썼다. 그는 무전기를 꺼냈다.
“상황 종료. 물건 확보했다.”
무전기 너머로 거친 웃음소리가 들렸다. 도둑은 뒤늦게 눈치를 채고 몸을 떨었다.
이들은 경찰이 아니었다. 보석을 가로채기 위해 경찰차까지 꾸민 강도단이었다.
“이봐요! 보석은 줄 테니 목숨만 살려주세요!”
도둑이 비굴하게 빌었다. 차가 멈췄다.
창고 안에서 무장한 남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가짜 경관이 차 문을 열고 도둑의 주머니를 뒤졌다.
그는 주먹만 한 다이아몬드 주머니를 꺼내며 환호했다.
“고생했어, 파트너. 이제 이 멍청이는 처리해 버려.”
가짜 경관이 총을 꺼내 도둑의 머리에 겨누었다. 도둑은 눈을 감았다.
그런데 갑자기 창고 천장이 무너졌다. 진짜 사이렌 소리가 사방을 뒤덮었다.
특공대가 들이닥쳤다. 가짜 경찰들과 강도단은 모두 바닥에 엎드렸다.
진짜 경찰들이 그들에게 수갑을 채웠다.
도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살았다. 이제 경찰서에 가서 벌만 받으면 된다.
그때, 현장을 지휘하던 경찰 대장이 도둑에게 다가왔다.
그는 도둑의 얼굴을 보더니 묘한 미소를 지었다.
“연기하느라 수고했다. 이제 우리끼리 보석 가지고 뜨자고.”
그는 경찰 배지를 떼어 바닥에 던져버렸다.
도둑은 경악했다. 이번에도 가짜였다. 이 특공대 역시 보석을 노린 범죄자들이었다.
도둑은 다시 한번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창고 밖에서 또 다른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더욱 크고, 더욱 위협적인 소리였다.
새롭게 들이닥친 무리는 검은 옷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정체불명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총을 겨눴다. 현장에 있던 가짜 대장이 당황하며 외쳤다.
"저들은 또 누구야? 우리는 접촉한 적 없어!"
검은 옷의 리더가 차갑게 웃었다. 그는 낡은 가방 하나를 던졌다.
가방 안에는 도둑이 훔친 다이아몬드가 가득했다.
도둑은 바닥에 엎드린 채 생각했다. 대체 어디까지 가짜란 말인가.
그리고 이 혼란 속에서, 그는 조용히 자기 주머니를 더듬었다.
아까 가짜 경관에게 건네준 것은 모조품이었다.
진짜 다이아몬드는 아직 그의 손에 있었다. 그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지금, 이 혼란 속에서, 진짜 도둑은 누구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