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어떻게 하는 거야?
나는 오래전부터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고 믿었다. 넘어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늘 꾸준히 계획대로 움직이며, 동시에 모든 것을 저글링 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내가 본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본 사람들 중 오래가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 번 무너져 본 사람, 스스로의 바닥을 직접 본 사람, 흔들리는 자신을 인정한 사람이 더욱 오래 살아남았다.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미 한 번 부서져 본 사람은 그 무너짐이 끝이 아니라 다른 길의 시작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넘어져 본 적 없는 사람은 넘어질까 봐 겁나 속도를 내지 못하거나, 자신의 속도를 몰라 너무 빠르게 뛰다가 넘어진다. 하지만 넘어져 본 사람들 중 일부는 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일어섬이 예전의 자신을 뛰어넘게 하는 또 다른 과정이라는 걸. 공부든, 일상이든, 마음이든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건 ‘한 번도 무너지지 않음’이 아니라 무너졌던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난 경험 자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이 글로 아무리 실패에서 일어나라 말해도 몇몇 사람들은 실패에서 일어나지 못할 때가 많을 것이다. 스스로가 일어나지 못할 실패일 수도 있고, 스스로가 일어나기 싫은 실패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 가이드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이전글들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번글에서 스스로에게 맞지 않는 방식이 있다는 무시 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난 그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글을 나열할 뿐이다.
실패 자기 비난과 실망감, 체념 등의 감정이 떠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정신적 건강은 물론 육체적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 다는 것이다. 즉, 미래에 얻을 수 있던 행복, 성공, 더 나아가 인간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을 떠오르는 즉시 인식하도록 하자. 잠시 시간을 내서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도록 하자. 분노, 슬픔, 공포, 불안과 같이 명확하게 알 수 있게 이름을 붙여보자. 조금은 이상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여 엉뚱한 곳에 부정적인 감정을 토해내지 않게 된다. 여기에서 시간을 더욱 들인다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며 내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실패를 하자마자 감정적인 상태로 요점을 찾지 못하고 곧바로 고치려들거나 자신의 실망감을 감추고 행동에 나서면, 상황에 맞지 않는 해결책을 만들어버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켜 버릴 수 있다. 고통스러운 감정을 억누르는 것은 정신에 악영향을 끼친다. 코끼리를 상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를 상상해 버리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감정을 억누를수록 더욱 고통스러운 감정만 남게 될 것이다.
실패를 했다는 사실에 절망감에 빠져 실패를 인정하려들지 않을 때도 있다. 실패에 대해 자신과 남 탓을 하거나, 아무 일 없었다는 것처럼 행동하는 등의 행동은 오히려 인생이 줄 수 있던 수많은 성공들과 선물들을 받는 것을 방해한다. 따라서 먼저 자신이 한 행동을 비롯해 현재의 상황까지 모든 것을 종이에 적어보자. 이때 반드시 사실만 적도록 하자. 누굴 탓하거나 정당화하지 말고, 자신의 판단도 전부 제외하는 것이다. 일기장에 쓰거나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적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글쓰기로 충분치 않다면, 당신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아보자. 믿을 수 있는 친구나 가족, 상담사, 누구든 좋다. 조언을 구해 다른 관점으로 현 상황을 바라보도록 하자. 더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일어난 일에 대해 눈과 귀를 막고, 자신의 잘못만 부각해서 바라보는 등, 과거 및 현실을 부정하는 것을 그만둘 수 없다면, 이성적으로 현실을 부정하는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왜 이미 일어난 일을 부정하나? 그 일을 인정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자신이 시험을 망친 것을 인식하면서도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자기 실패를 인정하는 것처럼 느껴져 거부하고 있는가? 그런 사고방식은 시험을 망칠 것을 알면서도 '다음에는 성공할 거야'라고 생각하며 공부를 미루는 것과 똑같다.
실패를 인정하는 게 스스로를 깎아내린다고 생각하는가? 세상에 당신 혼자만 실수를 한다고 생각하나? 모두가 완벽한 존재라서 스스로가 한 번이라도 실패한다면 모두가 당신에게 관심을 잃고 실망해 다시는 말도 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이런 비논리적인 생각들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전부 쳐내보는 것이다.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사람은 불완전하기에 실수를 일으킨다; 그저 그 실수를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 재해석은 실패를 비롯한 당신의 상황 속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스스로의 실패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자. 실패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번 학원 시험을 망쳤어"라는 말 대신에 "내가 이 부분에서 약했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시험이 힘들구나"라고 생각해 보자. 다만 이 방법을 시도할 때 자신의 실패를 없애려고 하면 안 된다. 단지 자신의 실패를 판단을 개입시키지 않고 객관적,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상황을 재해석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려는 것이 있다. 원인을 파악하면 다음번에 다른 시도로 새로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그 외의 모든 방법이 실패한다는 사실을 겪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하자. 실패는 스스로가 스스로에 대해 완벽하게 알 수 있도록 기회와 방향을 제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성공한 사람들은 그들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끝없이 시도하고 실패를 경험했다.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만들 때 1902년 한 해 동안 700번에서 1,000번가량의 비행 실험을 했고, 마이클 조던도 한때 고등학교 농구팀에서 쫓겨났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이미 지나간 일을 계속해서 떠올리고 머릿속에서 반복해 재생하는가? 아무리 머릿속에서 다른 방법을 제시하며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거라고 반복해서 생각하더라도 부정적인 감정만 더욱 늘어날 뿐, 현재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주지는 않는다. 이때 필요한 것은 '마음 챙김'일지도 모른다. 마음 챙김은 과거에 빠져들거나, 초조하게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 챙김’은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삶을 더 많이 누릴 수 있게 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스스로가 바꿀 수 없는 어떤 일을 걱정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영화 인사이드 아웃 2의 엔딩에서 성장한 라일리가 하키 선수 선별 결과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곧 있을 스페인어 시험을 공부하는 것처럼 말이다.
스스로의 몸이 지금 어떻게 느끼는지에 집중해 보자. 잠시 감각에 집중해 보는 것이다. 지금 당장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를 맡아보자.
또 다른 방법은 명상을 해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명상은 대부분 ‘마음 챙김’과 연관되어 있다. 호흡과 정신을 산만함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에 집중하면, 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명상은 나쁜 생각을 떨쳐내는 것뿐만이 아닌, 전반적인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기에, 가끔 시간이 남는다면 눈을 감고 5분이라도 명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무엇이 목표 달성을 방해했는가? 스스로의 능력 내에서 어떤 해결책이 가능했었을 것인지, 그리고 결과는 어떠했을 것인지 생각해 보자. 스스로의 기대가 비현실적이었을 수도 있다. 이 과정을 가족이나 친구 같은 제삼자의 눈에도 현실적일 수 있게 해 보자.
예시 몇 개를 들어보겠다.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했다면 인터넷에서 스스로가 원했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당신과 차별화되는 점에 대해 찾아보도록 하자. 당신에게는 없는 면허증이나 자격증이 있을 수도 있고, 특정 직종에서 알바를 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다른 시기에 그 일에 지원해서 합격한 것일지도 모른다.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도 헤어진 이유를 찾지 못한다면, 상대에게 견디기 힘든 압박을 주거나 이상한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상대가 당신의 행동으로 인해 사귀는 동안 어떤 생각을 했을지 생각해 보도록 하자.
과거에 왜 실망했는지를 돌아봤다면, 이제는 앞으로를 위해 현실적인 계획을 세울 차례다. 다음에는 어떤 결과가 일어나길 바라는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행동이 필요한지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어보자.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그 목표가 실제로 가능한 목표인지 함께 이야기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프 마라톤을 처음 뛰고 나서 ‘1km를 5분에 뛰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 기록이 7분이었다면, 곧바로 5분을 목표로 하는 건 지나친 욕심일 수 있다. 대신 다음에는 6분 50초, 그다음은 6분 40초처럼 조금씩 줄여가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이어나가기도 쉬울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한 번 목표를 나눠보는 것도 방법이다. 예시로는 소설을 연말까지 출판하는 것이 목표라면, ‘올해 안에 초안 완성하기’처럼 말이다. 초안을 완성하면 피드백도 받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글쓰기 실력도 다듬고, 편집자를 찾거나 워크숍에 참여하는 등 필요한 경험도 쌓을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희망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먼저 목표가 완벽하게 이뤄졌을 때의 장면을 잠시 머릿속으로 그려보자. 그런 다음, 실제로 그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어떤 장애물들이 나올지 차분히 떠올려본다. 이렇게 “좋은 결과 + 현실적인 장애물”을 함께 생각하는 심리적 대비 연습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동기가 되어 준다. 만약 목표 자체가 비현실적이었다면, 이 과정을 통해 더 현실적인 새 목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당신과 원하는 목표 사이에 어떤 갭이 있는지 인식하는 것은 부정적이거나 나쁜 사고가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환상이나 무모한 방향으로 달려가는 걸 막아주는 건강한 단계다.
아이디어가 여러 개라면 일단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한 뒤, 그중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을 골라보자.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자본, 시간, 기술, 체력 등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 체크해 보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게 해결 가능한 문제인지, 가능하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자.
또한, 예전에 실패했던 방법을 무심코 반복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겉으로는 새로운 시도여도 속에 동일한 전략이 들어 있다면 같은 결과를 맞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차선책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완벽하게 계획한 도전이라도 예기치 못한 이유로 실패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그래서 새로운 계획을 실행하기 전에 “플랜 B”를 만들어두면 훨씬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도전할 새로운 목표와 확실한 계획을 세웠다면 이제 행동에 옮길 시간이다. 새로운 시도가 효과를 보고 있다면 이를 단계별로 되짚어보고 진도를 확인해 보자. 계획을 진행하면서 필요에 따라 방법을 다르게 하여 더 나은 결과로 이끌어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바로 도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은 갑작스러운 깨달음이 아닌, 여유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며 경험을 쌓아나가는 것이다. 다시 실패한다고 해도 다음번에 도전할 때는 이전보다 더 풍부한 지식량과 회복할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용기를 가지고 다시 도전해 보자.
실패를 이야기하는 글을 쓰면서, 나 역시 내가 지나온 길들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었다. 쓰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정말로 누군가에게 실패에서 일어나는 법을 말할 자격이 있는 걸까?’ 하지만 바로 그런 의심조차도, 우리가 모두 같은 인간이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완벽하지 않고, 누구도 흔들림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진 못한다. 그래서 이 글은 조용히 건네는, 무시해도 상관없는 작은 안내서에 가깝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주 단순하다. 당신은 무너져도 괜찮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그 일어섬은 첫 번째도, 마지막도 아니라는 것.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없이 넘어지고, 그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다시 일어난다. 때로는 예전보다 더 단단하게, 때로는 더 여리게, 그리고 어떤 때는 그저 다시 한 번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 그러니 유명한 말로 끝내보려고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