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오시거든 별 말 말고, 그저 그 자리에 달처럼 기다려주시라.
올려다본 밤하늘의 별은 많건만 달은 하나고
이 세상 사람 많건만 내가 기다리는 그이는 하나였네.
꿈에서 깨어나니 탁한 해만 남겨버린 채 수평선으로 가버리시고
본디 머무르시던 곳 등지고서 신기루처럼 사라지시니 내 마음 하나 보여줄 이 없네.
허기진 말들은 입 안에서만 맴돌다 끝내 소리 못 되어 삼키어지고
기다림이란 것이 배를 채우는 줄 알았더니 도리어 속을 비워놓은 채 달빛만 드나들게 만들더라.
부르지 않아도 올 줄 알았고 오지 않아도 남아 있을 줄 알았는데
올려다보며 이름 한 번 불러보면 애꿎은 별들만이 귀를 막으니
이리하여 나는 고개를 들고 하늘만을 세어볼 뿐이네.
본인의 몸은 하늘로 떠오르지 못하고 이 땅에 가라앉으니
내 언제 그대를 만나러 갈 수 있겠는가?
내일부터 시들어버린 달맞이꽃 하나가 대신해 기다릴 테니
혹 오시거든 별 말 말고,
그저 그 자리에 달처럼 기다려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