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소박하지만 확실한 청춘의 바닷바람

by 살랑살랑

페달을 세게 밟는다
이유는 없다
그저 두 다리가 멀쩡하고
하늘이 너무 파랗기 때문일지도.

바닷바람이 얼굴을 때리면
괜히 웃음이 난다
넘어질 것 같은 속도인데도
이상하게 무섭지는 않다.

지금의 나는 가볍다.

미래는 멀리 두고
걱정은 잠시 잊은 채 바람과 페달에 몸을 맡긴다.

웃음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친구의 자전거가 날 추월하고,
난 더욱 웃으며 그 자전거를 추월한다.

우리만 있는 이 길이
햇빛이 스포트라이트처럼 내리쬐고,
페달을 밟으며 느껴지는
청량 하며 시원한 바람을 한 움큼 삼키며
우리는 목적지를 모른 채 달린다.


난 목적지 없는 여행이 좋다.
멈추어도 되고,
쉬어가도 되며,
같은 곳을 빙글 돌아도,
시작할 때와 끝날 때의 나는 여정이라는 차이가 있으니까.


해변을 두 바퀴 돌며 난 내 친구를 바라본다.

지금 이 속도라면, 함께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상처보다 바람이 많고
후회보다 웃음이 많은 나이니까
아직 우리만의 여정에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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