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7일 금요일

방학 6일 차

by 살랑살랑


오늘은 어제의 여파 때문인지 오전 7시 13분에 일어났다. 거기에 더해 청소부 아주머니가 우리 집의 비밀번호를 다시 잊었던 건지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렸던 탓에 나는 순간적으로 놀라 젖은 밀면 같은 다리로 일어난 뒤 거실로 걸어가 문을 열어주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청소부 아주머니께 몇 분 동안 기다렸냐고 물었다. 다행히도 5분도 채 안 기다렸다는 그분의 말에 안심의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안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그대로 누웠다. 엊그제 멎은 줄 알았던 두통이 다시 올라오는 기분이 들어 푹 잠들기로 했다.


내가 겨우 일어났을 때는 오전 10시 32분이었다. 방학 6일 차만에 평소 기상시간으로부터 4시간 뒤에 기상하게 되었다는 것에 8일 뒤 내가 다시 6시 30분에 어떻게 일어나야 할지 머리가 아파왔다. 하지만 머리가 아픈 것은 아픈 것이고, 일어나자마자 배가 밥을 달라 시위를 벌이고 있었기에 나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일어나 밥을 차렸다. 이전에 친구네 집에서 받아온 제육볶음밥에 냉장실에 있던 밥을 그대로 넣어 볶아먹었다. 이때 야채를 조금 더 넣을걸 고민했으나 이미 내 배에서 밥을 달라고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기에 아무 말 없이 차린 밥을 먹었다.

대충 만든 밥 치고 간이 잘 되었다. 어머니의 친구분은 삼남매를 혼자서 키우는 분이셨기에 요리실력도 엄청난것같았다.

내가 이 일기에서 딱히 말해두지는 않았지만, 나는 MUN을 주로 하는 동아리에 꽤 오랫동안 참여했다. 내 기억상 그 동아리가 설립될 시기부터였을 것이다.


이 MUN에 대한 내용은 아래 나무위키를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https://namu.wiki/w/%EB% AA% A8% EC% 9D%98%20% EC% 9C% A0% EC%97%94#s-4.4


내가 이 동아리에 몸을 담근 시기가 긴 덕분인지 학교에서 밀어주던 의장들 중 한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할 수 있었다. (사무국장이나 부사뭇국장보다는 아래지만, 그래도 꽤나 중요한 직책이라 생각한다.)

오늘은 같은 나라의 다른 학교에서 일어나는 MUN 이벤트의 훈련 세션에 참여해야 했다. 난 의장 자리를 가진 사람이고 학교를 대표하는 17명의 참가자들 중 하나였기에 나는 밥을 다 먹고 씻은 뒤 옷을 교복으로 갈아입고 오후 1시 20분에 차를 타고 훈련이 일어나는 그 학교로 향했다.


오후 1시 41분, 나는 학교에 도착했다. 아직 정문이 열리지 않은 상태였기에 나는 정문에 있는 화단경계석에 앉았다. 이전에 이 학교에 와본 경험이 있었기에 나는 와이파이에 게스트로써 연결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나는 오래전 삭제했던 게임을 다시 깔았다. '고양이와 수프'라는 방치형 게임이었다.


<- 게임 내에서 지원하는 스크린샷 | 게임 내 나의 최애 고양이 샤미 ->

이후 나는 이 게임울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강당에서 교장의 연설이 있었는데, 피곤하고도 영양가 없는, '학생으로서 와쥬어서 고맙다',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은 아니지만....', ' 나라의 미래를 위한 청년들'같은 내용들을 각각 30분으로 늘려 말하는 연설이었다. 내 옆자리에 앉았던 소녀는 푹 잠든 것 같아 보였다 (딱히 깨우지는 않았다)

이후 별 재미없는, 형식적인 이벤트들이 끝났다. 그나마 재미있던 것은 팀원들을 정할 때 내가 의장이라는 사실에 사람들이 날 팀원으로 데려가려고 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쪽 이벤트의 의장들도 이 점을 의식했는지 내 팀은 다음 주 금요일 이벤트 때 내가 직접 이들의 프러포즈를 평가한 뒤 정한다고 했다. 말이 이렇게 친절한 것이지 실제로는 내가 미리 그들의 프러포즈(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보고서인 서류)를 읽고 그들을 평가한 뒤 그쪽 이벤트의 의장에게 넘기며 금요일에 되어서야 소속을 받는 일까지 맡은 것이다.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킨 일이니 그저 따를 수밖에 없었다. 로마에서는 로마의 규칙을 따르라는 말이 있으니.

그렇게 일이 끝나고 오후 4시 30분에서 오후 5시 26분을 학교에서 기다렸다. 보아하니 어머니가 불렀던 운전자가 소개팅을 한다고 날 잊은 것이었다. 결국 그 운전사씨가 사과를 하면서 이번 운전과 다음 운전은 완전히 무료로 해준다는 말로 나에게 몇십 분 동안 기다렸다는 사실을 들어 분노하신 어머니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다만 다음에도 또 제시간에 올지 의문이었다.


난 오후 5시 50분에 집에 도착한 뒤 피곤했는지라 토스트 하나를 데워먹고 그대로 소파에 누워서 멍을 때렸다. 마리가 상쾌해지면서 고양이 2마리에게 둘러싸이니 행복해졌다.


난 이후 그들이 보낸 프러포즈를 검토하하고 평가본들을 그쪽 이벤트의. 의장들에게 보낸 뒤 고양이들을 운동시키는 것, 혹은 멍을 때리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오후 7시 2분에 밥을 먹은 뒤 씻고 나머지 프러포즈까지 검토함 뒤 침대에 누워 현재 오후 10시 4분에 이 일기를 끝내고 있다.


내일 다시. 오전 8시 30분에 일어나 학원을 가야 한다는. 사실이 한탄스럽다는 표현을 하며 오늘의 일기를 마무리한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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