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를 찾아보면

보인다.

by 글향기

단 것을 줄인 뒤부터 피곤함이 부쩍 나아졌다. 아침에 일어날 때 좀 더 가벼운 느낌이 든다. 그래도 여전히 때마다 체하고 혈액 순환이 안 되고 그러지만, 확실히 몸이 가볍다.


슬럼프가 왔는지 며칠은 아침 명상도 하지 않고 목표 쓰기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시작을 했는데, 확실히 다르다. 아침에 일어나서 목표를 쓰고 명상을 하면 그 목표에 대해 계속 집중하게 된다. 아침 루틴을 하지 않는 날이 3일 넘어가면 어느새 딴생각에, 가볍게 즐길 거리와 뉴스에 빠져서 남은 시간을 휘리릭 보내고 그다음 날을 정신없이 맞이한다.


그래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목표를 쓰라고 하나보다. 방향을 계속 맞추기 위해서. 다른 잡생각에 휩쓸려 가지 말라고.


목표를 쓰고 10분 명상을 채 끝내지 못하고 아침 준비를 하고 서둘러 집을 나왔다. 상쾌한 아침 공기. 하루의 시작이 활기차다. 지난주 일어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처리하고 또 새 한 주가 시작되었고, 학교 계단을 오르면서 나는 생각한다.


그래, 내 삶은 놀이터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모두 게임이다. 내가 이기나 네가 이기나 승부하는 게임. 나의 한계에 도전하는 게임이다.


대학원에 덜컥 합격은 했으나 등록금 전액을 대출받아야 하는 상황이 무겁지만, 그 또한 게임이다. 아이들과의 실랑이도, 남편과의 긴장감도 게임이다. 하나하나 어디까지 해결할 수 있니 하고 나에게 던져진 게임 한판.


나는 해낼 수 있다.


주말에 물건을 찾으러 갈 때 남편이 나를 태워줬다. 내가 가게를 못 찾아서 한 바퀴 빙 둘러서야 가게를 발견하고 뛰어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는지, 차를 타자마자 나에게 한 소리를 한다. 그래서 내가 말해줬다. 내가 그래서 당신이 내 옆에 있잖아~ 호호


완벽한 사람은 없고, 모자란 사람 투성이인데, 나 하나쯤 모자란다고 뭐 큰일이 있겠나. 서로 도우며 그렇게 사는 거지. 얼마나 감사한가 말이다.


전복죽, 참치야채죽 두 개를 각 2개로 소분 포장한 것을 사 들고 집에 오는 길이 참 즐거웠다. 네 명의 아이들이 이 죽을 맛있게 나눠어 먹겠지 하는 생각에 절로 신이 났다.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아이들이 먹는 모습을 지켜보면 그게 또 너무 즐거운 거다. 생각만 해도 즐겁고 보니까 또 즐겁고.


지난주 둘째 아이 때문에 학교에 다녀오고, 막내가 열이 나서 병원에 쫓아가고, 남편은 주식이 또 떨어져서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어째 저째 주말이 되어 어째 저째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아침마다 상쾌했던 기분은 하루종일 집에서 들려오는 소식과 학교에서 추가되는 업무에 오르락내리락했지만, 다행히 그다음 날 아침이 되면 또 상쾌해지는 것이 감사하고, 새로운 하루가 나에게 매일 주어지고 있다는 이 현실이 감사하다.


인생은 완벽하지 않고, 나도 완벽하지 않고, 그래서 인생이 재미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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