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시인은 노동자 시인으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는 그의 시와 시집의 제목이다.
진도 동석산은 바위산으로 유명하다. 바위산을 오르고 또 올라 이제 길이 끝인가 싶으면 계속해서 지루한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혹 길을 잘못 들어선 건가 싶어 걷던 자리에 자주 멈추어서기도 한다. 그런데 웬걸 그 길의 끝 부분쯤에 '한국의 하롱베이'라 불리우는 멋진 바다와 섬들이 조망된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새로운 길이다. 힘든 것도 모르고 멋진 풍경을 보며 걷다 보면 어느새 목표점에 가 닿는다.
우리 삶에서 때로는 길을 잘못 들어섰는가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러나 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 그 지점이 바로 새로운 길로 접어드는 순간이다.
그래서 나는 늘 말한다. '쓸데없는 것은 없다'라고. 내가 지나온 길, 혹 잘못 들어선 듯싶은 길도 돌아보니 더 유익한 길이었다. 그 일이 아니었으면 오늘의 내가 없을 테니까. 나를 아프게 한 사람, 실패의 순간, 절망의 시절, 배고픔과 가난, 그리고 관계의 어려움, 신앙적인 회의, 가지치기, 나만의 가치관과 깨달음, 새로운 결단, 그 모든 것이 다 내게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그래서 삶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고 깊이 감사하며 살아갈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