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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Feb 12. 2023

꼭 돌아와 줘

영화 [1917]

은 영화는 보는 동안 내내 깊이 빠져들게 된다. 2020년 여러 개의 상을 휩쓸었다는 [1917]을 보고 나니 '참 잘 만들었구나!' 싶다. [1917]은 신문에서 평을 읽어서 기대가 컸는데, 역시나 잘 선택했다!

제1차세계대전이 한창 진행중인 1917년, 모든 통신망은 독일군에 의해 끓기고 말았다. 그런 상황에서  아군에게 공격중지 명령을 전달해야 한다.


[1917]은 전쟁을 다룬 영화이긴 하지만 브레이트와 스코필드 병사가 작전 상관의 명령을 받고 최전선에 나가 있는 아군 매켄지 중령에게 공격철수 명령을 전달하는 이야기이다. 적군이 퇴각한 것이 함정임을 알리는 것이다.

브레히트와 스코필드가 명령을 전달하러 가는 과정은 험난하다. 사투를 벌이는 긴장감의 연속이다. 하마터면 동료 스코필드를 잃을 뻔하다가 살리고, 또 공중전에서 진 비행기의 조종수를 구해주려다 도리어 칼에 찔려 동료 브레이트가 죽고 만다.

이제 스코필드 혼자서 공격중지 명령을 전달하러 간다. 총알이 쏟아지고 급물살이 소용돌이치는 강물에 빠져서 허우적대며 흘러가고, 그렇게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스코필드는 이제 막 공격명령이 떨어지려는 찰나에 가까스로 사명을 완수한다.

"오늘 끝나는 줄 알았다. 이 전쟁이 언제 끝나나? 마지막 한 사람까지 다 죽고 나서야 끝나지."

코필드가 가져간 공격중지 명령을 받은 매켄지 중령의 말이 슬프다.

전쟁이란 그런 것이다.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다. 모두가 다 패자이다. 전쟁이 나면 모두가 다 죽고 모든 것이 다 끝나기 때문이다.

목숨을 걸고 사명을 완수한 스코필드가 들판의 나무 아래에 앉아 가슴속에서 꺼낸 아내와 자녀들의 사진을 본다. 아내의 사진 뒤에는 "꼭 돌아와 줘"라는 말이 적혀 있다. 코필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마도 돌아갔기에 이 영화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전쟁영화를 보고 나니 아침에 집을 나서면 저녁에는 꼭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평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이 다행이라 여긴다. 코로나 바이러스 비상 중에도 말이다!


그러나 2023년 현재도 지구의 한쪽에서는 전쟁 중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았고, 중동지역도 종교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휴전 중인 분단국가이다.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전쟁이 없는 시대를 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출전했다면 우리도 "꼭 돌아와 줘"라고 간절히 얘기할 것이다.

영화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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