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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을 품은 드르쿰다 해변에서 보는 성산일출봉

엄마와 딸 둘이서 제주여행(7)

by 서순오

르쿰다는 '들판을 품다'라는 뜻이란다. 성산일출봉이 훤히 보이는 멋진 조망의 해변이다. 청빛 하늘과 하얀 구름, 옥빛 바다와 하안 파도의 포말이 어찌나 맑고 예쁜지 별천지에 온 것 같다.


성산일출봉은 이전에 올라본 곳이라 오르지 않고 왔는데, 여기서 온전한 모습을 본다. 약간 마름모 형 성산일출봉이 바다 위에 떠있는 모습이 너무나 환상이다. 어느 예술가가 저런 그림을 그릴 수 있단 말인가! 자연만이 그릴 수 있는 활동사진이다. 산이나 봉우리는 직접 오르는 것도 좋지만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것도 참 색다르고 신비롭다.


울 딸이 제주에 미리 와서 며칠 묵은 지인 댁 사모님이 드르쿰다 해변을 꼭 가보라고 했다는데, 직접 와 보니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천천히 느리게 조용히 쿰다 해변을 걸어본다. 모래사장에 앉아도 본다. 바다풍경을 제대로 담기 위해서 자세를 낮춰보는 것이다.


말을 타고 드르쿰다 해변을 천천히 걷는 사람들도 있다. 바람이 차서 말을 타면 더 추울 것 같다. 온도는 그리 낮은 편이 아닌데 바람이 불고, 우리가 입은 옷이 조금 얇은 탓이다. 일기예보가 영상 10도 내외라 나는 거의 봄옷을 가지고 와서 입었고, 울 딸은 겨울옷을 입었지만 따뜻한 나라에서 살다 와서 춥다고 느끼는 것이다.


르쿰다 해변에서 나오면서 보는 길 풍경이 해를 품고 있어서 더욱 묘한 분위기다. 저 풍경도 한폭의 그림이다! 왼쪽 길가 쪽 성산 스튜디오를 둘러본다. 방마다 다양한 세트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인디언 집, 거울 집 등 재미난 곳이 많다. 일일이 사진을 찍으면 꽤 시간이 소요될 텐데 우리는 들여다만 보고 사진은 안 찍는다.


그 대신 남는 시간에 성산 스튜디오 카페에서 청귤차와 복숭아차를 주문해서 마신다. 한 40여 분 여유가 있어서 쉬고 있다. 점심 먹은 후라 약간의 식곤증이 밀려온다. 새벽형 인간들은 이 시간대에는 한숨 자면 딱 좋은데 말이다.


울 딸도 나도 '멍 때리기' 좋아해서 카페에서의 시간이 아늑하다. 황금색 전등 불빛 사이에 놓인 차 두 잔, 그리고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길 풍경이 멋지다, 멋져!

드르쿰다 해변
드르쿰다 해변에서 보는 성산일출봉
드르쿰다 해변에서 나오면서 보는 길 풍경
성산스튜디오
성산스튜디오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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