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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정신과의사 정혜신)

by 서순오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 달에 한두 번 토요일에 산행을 하는 일은 몸과 마음과 영혼에 산소를 불어넣는 일과도 같아서 늘 기대가 되고 마음이 설렌다.


꾸준한 책 읽기 역시 얼마나 큰 기쁨을 가져다주는지 모른다.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려오거나 서점에 가서 읽거나 때로는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은 구입해서 읽는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도 구입해서 먼저 읽고 선물한다.


정신과의사이며 심리치유전문가인 정혜신 님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은 신문 광고에서 먼저 만났다.


당신이 옳다

당신은 옳다

당신도 옳다


광고 카피만 보고 처음 드는 생각은 "이거 뭐야? 지금은 책도 상술이 대단하군!"이었다. '누구나 다 옳다'니 그건 어째 틀린 말 같았다.


그런데 왠지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을문고에서 빌려왔다.


읽다 보니 정말 좋은 책이다. 한 10권쯤은 사서 선물하고 싶은 책이랄까? 물론 구입해서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당신이 옳다"라는 글귀는 책 제목이기도 하다. 이 말은 '정확한 공감은 사람을 살리는 치유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단 한 사람 내 편'이 없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혼자 고통스러워하다가 우울증을 앓고 끝내는 자살을 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정혜신 님은 "감정은 항상 옳다"라고 말하고 있다. '내가 느끼는 희로애락애오욕이 항상 옳다'는 것이다. 감정은 거짓말을 하지 못하니까 어떤 일을 만났을 때 즉각 반응을 한다. 그때 그 감정에 공감해 주는 한 사람이 있으면 그는 그 상황을 잘 헤쳐나간다.


누구나 옳다. 누구든 그때 그때 느끼는 감정은 다 옳다. 정확한 공감이 필요하다.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은 금물이다. 그럴 때 공감을 통해 나와 너는 모든 것을 다 풀어낸 후 스스로 일어서게 된다.


지난주 산행에서 만난 지리산의 운무는 장터목을 지나 천왕봉에 이르면서 산을 온통 덮을 만큼 뿌했다. 그런데 해가 비치고 바람이 불면서 안개가 풀리고 부분적으로 마을과 숲이 보이는데 마치 하늘나라의 한 마을이 열리는 것 같았다. 얼마나 신비로운지 "햐! 멋져 멋져!"를 연발하며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정혜신 님이 말하는 정확한 공감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나 홀로 빽빽한 안갯속을 거니는 것 같지만 공감해 주는 단 한 사람을 만났을 때 비로소 열리는 신비로운 존재의 문 말이다.


<당신이 옳다>는 누구나 꼭 읽어보았으면 싶은 좋은 책으로 적극 추천해 본다. 상담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 책 한 권이면 공감을 통해 '나도 살고 너도 사는'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지리산 천왕봉의 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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