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5침공]도 북수원온천 소극장에서 보았다. 이 영화 역시 [레버넌트]처럼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릭 얀시의 [제5물결]이 원작이다.
외계인 디 아더스(The Others, 타인들, 외계인)가 점차적으로 강도를 높이고 방법을 달리하면서 지구를 차지하려고 공격해 온다. 제1침공(전자파 기기 무력화), 제2침공(지진과 쓰나미), 제3침공(전염병 조류독감), 제4침공(인간 숙주 속 기생충), 제5침공(인간 숙주 속 기생충이 서로 혼동을 일으켜 인간끼리 적과 아군이 되어 서로 싸움으로서 자멸하게 함)이 차례로 일어난다.
디 아더스(외계인)와 인간들과의 지구쟁탈전이다. 디 아더스가 인간의 등목덜미에 추적장치 칩을 심어서 인간들을 디 아더스로 오인해서 서로가 서로를 죽이게 하는 설정이다. 반은 외계인이고 반은 인간인 에반 워커(알렉스로)는 인간 캐시(클레이 모리츠)가 가족을 잃고 하나 남은 동생을 구하러 가는 도중에 총에 맞아 쓰러졌을 때 그녀를 구해준다. 이 영화에서는 그 순간에 서로가 첫눈에 반해 사랑하게 되는 에반과 캐시의 사랑이 백미로 등장한다. 캐시가 학생시절 짝사랑했던 벤(닉 로빈슨)은 캐시의 동생을 지켜주고, 마지막에는 캐시와 에반, 밴이 함께 캐시의 동생을 구하고 탈출에 성공한다.
인간의 전쟁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 나아갈 것인가? 이 영화에서는 인간대 인간의 전쟁이 아니라 인간대 외계인의 전쟁을 다룬 것이지만 말이다. 인간의 전쟁은 무기전쟁에서 정보전쟁으로, 핵전쟁으로, 세균전쟁으로 점점 발전해 가지 않을까 싶다.
[제5침공]에서 결국 인간들은 디 아더스가 등뒤에 심어놓은 추적정치 칩을 다 빼버리고 가장 인간다운 인간으로 살아남는다. 디 아더스의 침공이라는 지구 전쟁 중에도 인간성을 지켜 나가며 함께 돕는 생존하는 이들을 통해 사랑과 훈훈한 정이 흐른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과학이 발달하고 새로운 기술이 생겨나고 전쟁이 일어나고 영적인 전투가 심해지고, 그래도 여전히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소중한 것들(사랑, 우정, 꿈, 소망, 믿음 등)은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천국에 입성하기까지 잠시 머물다 가는 이 땅 위에서 사는 동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