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 타고 세계 장미축제도 보고

제47좌~제49좌 동악산, 태화산, 방태산

by 서순오

47좌 곡성 동악산+섬진강 기차마을+세계 장미 축제(2021.5.22. 토)


꼭 가보고 싶었던 곳, 말로만 듣던 섬진강 기차마을과 세계 장미축제를 드디어 가보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축제는 안 할 것이기에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서 좋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 어렸을 때 일산 호수공원에서 하는 세계 꽃박람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얼마나 넓은지 아직 유년기인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다니느라 너무나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걷다가 걷다가 나중에는 작은 애가 잠이 들어서 아이를 업고 그 드넓은 호수 공원을 한 바퀴 돌았던 일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힘이 드니까 장미꽃이 예쁜 줄도 잘 모르겠더랬다.


오늘은 혼자니까 그럴 일은 없겠다. 동악산 4시간 걷고 섬진강 기차마을과 장미정원은 사색하며 걸으면 되겠다.


동악산은 초입에서부터 도림사 계곡 물이 엄청 콸콸 소리 내면서 흐른다. 숲으로 들어가니까 너무 험하지도 않고 거리도 길지 않고 딱 좋다. 가파른 길로 울라 갔다가 완만한 길로 내려오기로 한다. 날씨도 좋아 땀이 살짝 나고 시원하다.


곡성 동악산에서 100대 명산 47번째 인증숏 찍는다. 하나하나 하다 보니 어느새 곧 반을 찍을 수 있겠다. 느리게 천천히 꾸준히 하고 있어서 그럴 거다.


동악산 하산길은 잠시 급경사 나무데크길이 나오는데, 데크길 내려가기 전에 전망이 탁 트여 너무나 시원하다. 여기서 한참 인증숏도 찍고 주변 조망도 하면서 여유를 부린다.


내려오면서 자주 뒤를 돌아보면서 동악산 정상에서 지나온 길을 조망해본다. 도림사 계곡을 지나며 제3철교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갔다가 왼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라서 한 바퀴 빙 도는 산행이다.


배넘어재쪽으로 내려오니 길이 완만하다. 산길은 초록 숲 속이라 피톤치드 흠뻑 들이마시며 걸으니 몸과 마음이 상쾌해진다.


배넘어재를 지나니 꽃들이 피어 있다. 정자가 여러 개 있고 수국과 노랑꽃창포가 보인다. 길 옆에 바람개비도 돈다. 계곡이 시원스레 흐르는 제3철교를 지나 원점 회귀한다. 오전 11시 10분에 동악산 산행 시작해서 오후 3시 10분에 하산이다.


버스로 곡성역 섬진강 기차마을로 이동한다. 시간을 2시간이나 주어서 여유가 있길래 화장실에서 씻고 여벌 옷을 갈아입는다. 장미꽃을 보려면 몸이 개운해야 더 좋을 것 같아서이다.


세계 장미축제는 진행을 안 했지만 입장료가 5천 원이나 한다. 2천 원은 상품을 살 수 있는 쿠폰이다.


사람이 제법 많다. 예쁘게 꾸며놓은 장미정원을 걷는다. 어떻게 하면 사람 안 보이게 찍을까 궁리를 하지만 잘 안된다.


개인적으로 <고백:천사의 미로> 코너가 마음에 든다. 아치문도 예쁘고 미로 속 장미꽃들이 아주 탐스럽다.


화려한 장미꽃 장식들과 조형물들도 멋지다.

"안 그래도 예쁜데 예쁜 척하기는!"

장미정원을 걷고 있노라니 덩달아 예뻐지는 것 같다.


높은 곳에 올라가 장미정원을 한눈에 조망해보기도 한다. 아담한 장미정원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제48좌 영월 태화산(2021.6.19. 토)


좋은산 산행은 한 두어 달쯤 되었나 싶다. 5/8(토) 좋은산 관리도+선유도+신시도 섬&산행 다녀오고 이번에 태화산에 가는 거니까.


부지런히 100대 명산을 찍을 예정이다. 앞으로 100대 명산을 다 찍으려면 12~15km 정도는 주어진 시간 안에 잘 오를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오전 10시 40분 임도길 1.5km 걷고 태화산 산행 시작하니까 하얀 개망초꽃 길이 반긴다. 그리고 계속 오름길이 이어진다. 조망은 하나도 없다. 계곡도 없다. 그저 초록 숲길이다. 나는 흙길에 숲길을 좋아하지만, 태화산은 좀 많이 계속 오름길이라 힘들다. 그래도 길과 이야기하며 내 보폭대로 천천히 걷는다. 하산은 3시 40분까지 하면 된다. 총 11km, 산행 시간은 6시간이 주어졌다.


태화산 정상에서 100대 명산 48번째 인증숏 찍는다. 또 강원도 20대 명산 첫 번째 인증숏도 찍는다. 정상까지는 계속 오름길이라도 짧아서 비교적 괜찮았는데 걸어보니 하산길이 영 아니다. 가파르고 길고 로프 구간도 많다. 그래서 태화산이 인기가 없는 것 같다. 거칠고 힘들다. 그래도 무사히 잘 해냈다.


하산길에는 바위도 많고 오른쪽으로 마을과 강이 나무 사이로 조금씩 보여서 옆을 보면서 걷는다. 그렇지만 울창한 나무가 가려서 시원스럽지는 않다. 여름 산행지로 시원하긴 한데 하산길이 험하다. 산이 높은 산은 하산길이 길다. 오늘도 애를 먹었다.


거의 다 내려오니까 고씨굴 위에 전망대가 있는데 거기가 조망이 좋다. 남한강과 다리와 마을 그리고 주차장이 어우러져 그림처럼 멋지다.


2013년에 고씨동굴에 한번 온 적이 있는데, 오늘은 태화산에서 하산해서 그 앞을 지나기만 한다. 예전에는 고씨동굴 본다고 배도 타고 빨간 옷도 갈아입고 그렇게 왔다 갔는데 말이다. 고씨동굴 안이 굉장히 신비로웠다.



제49좌 인제 방태산(2021.6.26. 토)


우중산행은 올만에 할 거 같다. 운무 속을 걷는 산행이 되겠다. 방태산은 13km가 넘는데, 시간이 6시간 주어지고, 또 우중이라면 부지런히 걸어야 할 것이다.


방태산 매표소에 오전 11시에 도착한다. 매표소에 내리니 비는 한두 방울 떨어진다. 방태산 자연휴양림 입장로 천 원 내고 들어간다.


코로나로 인해 차가 제2주차장까지 가지 못해서 매표소에서부터 걸어야 한다. 임도 왕복 4km, 방태산 13km, 총 17km가 넘을 것 같다.


방태산은 거리는 꽤 되지만 지당골로 흘러내리는 계곡이 방태산 중간에서부터 시작되어 계속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할 수 있다. 여름 산행지로는 최고의 산이라 할 수 있다.


오늘은 내 옆자리는 비었고, 옆에 옆에 앉은 분이 혼자 오셔서 동행해 주셨다. 사진도 찍어주시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걸으니 참 좋다.


코스는 주억봉 급경사로 올랐다가 구룡덕봉~매봉령 지나 하산하기로 한다. 처음에는 주억봉만 급경사 코스로 올랐다가 원점 회귀할 생각이었는데, 정상에서 시간을 가늠해보니 구룡덕봉 긴 코스로 하산해도 가능할 것 같아서이다.


운무 낀 초록숲길을 걷는 것은 참 좋다. 주억봉 오르는 가파른 코스를 선택해서 힘들지만 운무 속이라 신비롭다.


6월에는 산에서 꽃을 보기 어려운데 방태산에는 꽃이 제법 피어 있다. 이 꽃 저 꽃 담으면서 간다.


산행 짝꿍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그이는 본인 사진은 안 찍고, 꽃이나 풍경만 찍는다. 나는 인증숏 찍는 것도 좋아해 매번 예쁘게 찍어주신다.


산에서 꽃을 만나면 참 반갑다. 높은 산 위에 피는 꽃은 고고하다. 나뭇잎에 색깔 무늬가 있는 것도 꽃처럼 예쁘고 신기해서 담아본다.


방태산은 정상석이 2개다. 한 개는 조금 위쪽에 나무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인다.


방태산 주억봉에서 100대 명산 49번째, 강원 20대 명산 2번째 인증숏 찍는다.


주억봉 정상에서는 운무가 조금씩 걷히면서 산 능선이 보인다. 맑은 날에는 설악산 봉우리들과 능선이 다 보인다는 조망 안내판이 있지만 설악산 쪽은 운무가 가득하다. 가리왕산 쪽만 운무가 걷혀 그나마 산 능선 조망을 해본다. 폴폴 피어나는 운해가 장관이다.


주억봉에서 시간이 3시간이 남아 구룡덕봉 쪽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전망대에서 시야가 탁 트인다. 주억봉에서 바로 올라왔던 길로 하산하지 않고 조금 먼 길을 택한 건 잘한 것 같다.


짝꿍은 엄청 빠르다. 이번이 100대 명산 80번째라니까 그럴 만도 하다.

"저 신경 쓰지 말고 빨리 진행하세요. 잘 따라갈 게요."

그래도 전망대에서 기다려주어 고맙다.


오늘 산행은 방태산과 곰배령 팀이 같은 차로 움직여서 방태산 오른 이가 한 10여 명 정도 되어서 산에 사람이 별로 없다. 짝꿍 아니었으면 사진도 못 남겼을 뻔했다.


전망대에서 구룡덕봉 가는 길이 멋지다. 나무로 울타리를 해놓은 길인데 운치가 있다. 하늘 구름도 뭉클뭉클 연한 청빛과 잿빛으로 일어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잠시 임도길이 나오는데, 우리는 임도길 아닌 숲길로 진행한다. 나무가 빽빽이 우거져 헤치며 지나간다. 언제 구룡덕봉 배지를 획득했다는 트랭글 안내가 나오는데 나무에 가려 확인도 못하고 지났다.


다시 임도길, 꽃들이 곱다. 꽃에 찰싹 달라붙어서 꿀을 빨아먹는 나비와 벌들이 눈에 띈다. 꽃들에서 향기가 진하다.


방태산 초록숲길 너무 싱그럽다.

구룡덕봉은 지나치고, 대신에 매봉령에서 사진을 찍고 발걸음을 서두른다. 매봉령 지나니 운무가 다시 짙어진다. 초록숲길이 정말 뽀얗다.


지당골 계곡 물소리가 청량하다. 비 온 뒤라 이단폭포도 수량이 풍부해 시원스럽다.


하산해서 계곡물에 손과 얼굴을 씻는다. 더운 날 같으면 알탕을 하면 아주 좋을 것 같다. 오늘은 날이 선선해서 알탕을 한다면 아주 추울 것이다.


곡성 동악산+섬진강 기차마을+세계장미축제
영월 태화산
좌 : 방태산 구룡덕봉 가는 길 / 우 : 지당골 이단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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