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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잘못이 아니야!

영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by 서순오

수학의 천재 윌 헌팅은 MIT 대학의 청소일을 한다. 랭보 교수가 학생들에게 풀어보라고 아주 어려운 문제를 복도 칠판에 내놓자 윌은 순식간에 풀어버린다.


천재의 이야기는 영화, 문학, 미술, 음악 등 예술 분야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은 뛰어난 영웅을 원하기 때문이다.


사건이 벌어진다. 윌은 어렸을 적에 자신을 괴롭히던 카제인을 만난다. 그는 여전히 나쁜 짓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차에서 내려 때린다. 그러다가 경찰을 폭행하게 되어 감옥에 갇힐 위험에 처한다.


랭보 교수는 수학 천재 윌을 돕는다. 랭보 교수의 수학연구에 함께한다는 것과 심리치료를 받는다는 두 가지 약속을 하고 윌을 감옥에서 꺼내준다.


그리고 상담사에게 윌을 맡긴다. 2명의 상담사가 윌에게 무시당한 후, 심리상담사 숀과 만난다. 숀은 진정한 상담사이다. '상처 입은 치유자'라고나 할까? 윌과 계속해서 만나면서 무례하며 닫혀있는 윌이 깊숙히 숨어있는 내면을 꺼낼 수 있도록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하고 윌의 아픔에 공감해 준다.


"네 잘못이 아니야!"


양부모에게서 학대받은 고아 윌의 상처와 사랑하는 아내가 병으로 죽고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에게서 받은 숀의 아픔은 비로소 함께 치유된다. 윌과 숀이 포옹할 때 나도 함께 공감하며 눈물을 흘린다. 영화를 보는 동안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로 인해 생긴 상처가 치유되는 걸 느낀다. 속이 후련하고 안심이 된다.


거스 밴 샌트 감독의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은 1997년에 개봉된 영화이며 아카데미 각본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각본을 쓴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주연 윌과 조연 랭보 교수로 출연했다. 실제 이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도 하다. 남우조연상은 숀 역을 한 로빈 윌리암스에게 돌아갔다. 숀 역시 실제 모델이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관객은 영화를 보는 동안 영화 속 주인공 윌과 조력자 랭보 교수, 상담사 숀에게 몰입하게 되고 공감을 통해 가슴속 깊은 상처가 만져지며 치유가 일어난다.


"네 잘못이 아니야!"

"죄송해요."

숀과 윌이 부둥켜안고 엉엉 운다.


여러 번 보아도 똑같이 그 지점에서 눈물이 난다. 아주 오래전에 개봉 무렵에 보고 다시 보았는데 그랬다. 좋은 영화란 이런 영화가 아닐까 싶다.


이 두 마디면 된다. 나를 아프게 한 건 나의 잘못 때문이 아니다. 너를 아프게 한 건 너의 잘못 때문이 아니다. 상처와 아픔을 진심으로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을 때 진정한 사과와 화해가 이루어진다. 상처와 아픔을 준 당사자이면 더 좋겠지만 꼭 그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옆에 있는 그 누구라도 괜찮다.


치유받은 윌은 상처 때문에 떠나보냈던 사랑하는 여인 스카일라에게로 가고, 숀은 여행을 떠난다. 우리도 삶 가운데서 이런 성장과 성숙을 이룰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영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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