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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Jun 08. 2023

빼앗는 사랑 보내주는 사랑

영화 《카사블랑카 》

1999년 봄에 개봉되고 2022 가을에 재개봉된 로맨스 영화 《카사블랑카》는 마이클 커티즈 감독 작품으로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사랑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것도 남녀 간의 사랑 에로스에 대해서 말이다. 빼앗는 사랑과 보내주는 사랑 그중에 무엇이 진정한 사랑일까? 이루어지는 사랑과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중에 무엇이 더 아름다운 사랑일까? 영화 《카사블랑카》는 이에 대한 대답을 해주고 있다.


2차 대전 중 아프리카 모로코는 프랑스가 지배하고 있다. 모로코의 카사블랑카는 도박과 암거래가 활개를 치고 있다, 그곳에서 미국인 릭(험프리 보가트)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릭은 상당한 수완으로 돈을 꽤나 긁어모으고 있고, 그가 운영하는 <아메리카인 릭>이라는 카페는 제법 유명해져 있다.


중요물품(여행비자 항공권)을 운반 중이던 독일경찰이 살해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카사블랑카는 검열 중이다. 그것을 손에 쥔 사람은 릭에게 맡기고 나가서 살해된다. 릭은 그것을 피아노에 숨겨둔다.


카사블랑카는 미국비자를 기다리는 피난민들로 가득하다. 이제나 저제나 미국행 비자 발급을 위한 통행증을 사려는 사람들로 암시장도  활발하다. 어느 날 그 틈에 섞여 반 나치주의 리더인 라즐로(폴 헨라이드)와 아내 일자(잉그리드 버그만) 릭의 카페를 찾아온다.


일자는 릭의 옛 연인이었다. 일자는 남편 라즐로가 독일군에게 붙잡혀 강제수용소에 갇혔다가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릭을 만났다. 그때 릭과 일자는 운명인 사랑에 빠진다. 릭은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라는 말을 하며 일자에게 깊이깊이 빠져든다. 일자 역시 남편에 대한 슬픔을 릭을 통해 사랑으로 회복는 듯했다.


그러나 라즐로는 살아있었다. 그래서 일자는 기차역에서 만나 멀리 떠나자는 릭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사연은 후에 드러나지만, 그전에 릭은 라로와 함께 카페로 들어와 미국행 비자를 위한 통행증을 사려는 일자를 이해하지 못한다. 라즐로는 릭에게 부탁하지만 릭은 아직도 일자를 잊지 못하고 있서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


모로코의 경찰서장 르노와 독일군 소령 스트라세는 라즐로를 쫓아 릭의 카페를 찾게 되고 잡히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 된다. 결국 릭은  사랑하는 일자를 위해 자신이 일자와 함께 떠나려고 했던 것을 돌이키고, 대신 라즐로와 함께 일자를 떠나보낸다. 두 사람이 탄  국행 비행기가 릭 머리 위로 날아간다.


마지막 장연이 가슴이 뭉클하다. 릭의 사랑은 빼앗는 사랑이 아니라 기꺼이 보내주는 사랑이다. 많은 드라마와 문학작품과 영화에서 순간의 쾌락을 위해, 성공과 부를 위해, 그러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의 연인이나 배우자까지도 무지막지하게 가로채는 오늘날의 시대에, 이런 영화는 얼마나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까?


릭의 사랑은 너무나 희귀한 사랑이고 그래서 더욱 소중한 사랑이다. 나 역시 사랑한다면 기꺼이 보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사랑으로 인해 자신이 아프고, 운명이 바뀌더라도 말이다. 사랑하기에 손안에 들어온 연인 일자를 기꺼이 라즐로에게 보내주는 릭의 사랑으로 인해 카사블랑카는 사랑의 대명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랑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분명 더 아름다운 사랑이다.

영화 《카사블랑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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