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은 장비가 필수!

제70좌~71좌 조령산, 대둔산

by 서순오

제70좌 험한 암릉구간 조령산 신선암봉 : 문경 조령산(2022.1.8. 토)


조령산+주흘산 1일2산 코스인데, 나는 조령산만 탈 예정이다. 지난번에 주흘산은 인증했기 때문이다. 조령산 산행은 이화령~조령산~신선암봉~깃대봉~조령3관문~조령2관문~조령1관문~드라마 세트장~문경 생태공원 코스이다. 1일2산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시간은 여유가 있을 듯하다. 약 17km, 오전 9시 4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총 7시간 50분 주어졌다.


이화령에서 조령산 정상까지는 오름길이지만 비교적 편안한 길이다. 주로 낙엽길이지만 나무데크길도 제법 있다. 약수터도 하나 있어서 물을 마시고 간다. 하늘로 쭉쭉 뻗은 나무들이 멋스럽다.


조령산 정상이 가까워지자 헬기장 부근에 잔설이 남아있다. 조령산에서 100대 명산 70번째 인증을 한다. 날씨가 너무 좋아 하늘이 완전 파랑이다. 영상 5-6도 정도이고 바람도 살짝 불어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이다.


조령산 산행은 꽤나 험하다. 조령상 정상에서 신선암봉 가는 길, 신선암봉에서 깃대봉 가는 길, 암벽과 로프 구간 엄청 많다. 거의 90도 각도 수직 바위를 로프를 잡고 올라가는 곳도 여러 군데다. 힘이 딸려서 혼자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아찔하다. 우리 산악회 사람은 6명만 나와 같은 코스를 타서 다 먼저 갔다. 나는 느려서 혼자 걸었다. 그렇지만 신선암봉까지는 조심조심 오르락내리락 나름 잘 걷는다. 물론 사람도 없어서 풍경사진만 찍으면서 간다. 산 능선과 풍경조망이 아주 멋지다.


조령산 정상에서 신선암봉 가는 길 데크길도 꽤 있다. 암릉과 낙엽길도 많다. 조령산 험한 산이다. 렇지만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런 험한 산을 올라야 하는지도 모른다.


신선암봉에서 점심을 먹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어디서 사람 소리가 들린다. 그쪽으로 가보니 커플이 둘이서 점심을 먹고 있다. 신선암봉 바로 옆이라 사진 부탁을 한다. 신선암봉까지 일부러 걸어가서 인증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그 둘은 점심을 다 먹었기에 천천히 간다면서 먼저 가고, 나는 같은 자리에 앉아 싸온 도시락을 펼쳐놓고 먹는다. 시간은 여유가 있으니까 편안하게 점심을 먹으며 잠시 쉼의 시간을 갖는다.


남산우님 두 분을 만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도움도 받으며, 조령산 깃대봉 가는 길 험한 암릉구간 산행을 한다. 두 분은 청주에서 오셨다고 한다. 주로 근처 산을 오르시는데, 나와는 다른 코스로 올라와서 깃대봉까지 가고 새터마을로 내려갈 거란다. 나는 조령3관문쪽으로 하산할 거라서 방향이 다르다. 인사를 미리 했어야 하는데, 내가 걸음을 빨리해서 걷다 보니 그분들이 안 보여서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다. 산에서는 늘 그런다. 함께 할 때가 있고 헤어질 때가 있다. 그저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을 뿐이다. 산에서는 모두가 친구이니까.


깃대봉 쪽으로 한참을 오니 암릉구간이 끝났는지 계속 낙엽이 수북이 쌓인 능선길이 나타난다. 걸음을 빨리해서 속도를 낸다. 시간에 여유가 있다고 한없이 느리게 걷는 것보다는 쉬운 길에서는 가능하면 속도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조금 일찍 하산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씻고 여벌 옷 갈아입을 시간과 저녁 간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깃대봉을 한 100여 m 남겨두고 오르지 않고, 조령3관문 쪽으로 내려온다. 깃대봉 삼거리 이정표가 희한하게 생겼다. 다 지워져서 누가 적어놓은 건지 도무지 알 수 없게 적혀있다. 그렇지만 나는 이정표를 사진에 담으면서 조령3관문쪽 이정표만 똑바로 보았기에 '2km, 20분 거리'라 쓰여있다. 조령3관문에서도 조령2관문, 조령1관문 지나 문경새재 주차장까지 가려면 1시간 이상 걸린다고 하기에 마음이 급했던 것이다.


길은 낙엽이 좀 많이 쌓여 있지만 비교적 걷기가 좋다. 잠시 오름길도 있고, 데크길도 있지만, 그리 가파르지는 않다. 쉬엄쉬엄 걷다 보니 어느새 조령3관문이다.


드디어 조령3관문이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도로길이다. 그런데 이 도로길이 어찌나 긴지 산행거리가 17km나 나오는 이유를 알겠다. 조령산 산행코스 중 이화령~조령산~신선암봉~깃대봉~조령3관문~ 조령2관문~조령1관문~문경새재생태공원이 전체 산행거리가 17km인데, 절반이 조령3관문에서 도로길을 걷는 것이다. 도로길이라 걷기는 좋지만 정말 지루하다. 금의환향길, 과거 옛길, 문경새재에 얽힌 이야기들을 사진에 담으며 걷는다. 그래도 약 2시간 걸린다. 생각보다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는 않겠다.


조령3관문부터 걷는 도로길을 걷다 보니 계곡이 나온다. 얼음계곡이다. 어려서 시골에서나 보든 풍경이다. 계곡물이 언 게 뭐 그리 신기할까마는 보는 마음이 싱그럽다. 도시에서는 이런 계곡 보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을 한 몸통에 붙여 만든 약수 이름표가 멋스럽다. 2018년 2월에 주흘산만 탔을 때 그때도 이 길을 걸었다.조령2관문부터 걸었던 걸 같다. 그때 눈 맞춘 것들을 다시 인사하며 걷는다. 똑같은 길이라도 한 번 걸을 때와 두 번 걸을 때, 세 번 걸을 때 보이는 것들이 다르고 느끼는 것도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똑같은 장소를 매일 산책하는 사람들이 걸으면서 창의적인 생각을 떠올린다고 한다.


나는 이 길을 걸으면서 '참 길고 지루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여러 번 걷는다면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고 느낄 런지도 모르다. 두 산우님 얘기가 조령산 다른 봉우리들(부봉 등)도 멋지다고 하던데, 언제 또 조령산을 오르고 이 길을 걸어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해 주흘산에 왔을 때는 2월이었고 그때는 꽤나 추웠다. 주흘산 정상 주봉에서 점심을 먹는데 춥고 손가락이 어찌나 시린지 여벌 패딩을 꺼내서 입고 두꺼운 장갑을 꺼내 끼웠다. 그래도 벌벌 떨려서 점심을 급히 먹고 일어났다.


그런데 오늘 조령산 산행은 날씨가 참 좋다. 때로 산 능선을 탈 때 반장갑을 낀 손가락이 조금 시렸지만 곧 괜찮아지고, 볕이 따뜻하고 바람도 살짝 불어서 약간 흘린 땀도 곧 식혀준다.


조령산 정상에서 신선암봉, 깃대봉 가는 길에 위험한 암릉구간과 로프 구간, 조령3관문부터 시작되는 지루한 도로 길이 단점이라면, 조망은 아주 좋으니까 만족을 한다. 하나가 좋으면 하나가 안 좋을 수도 있는 것이다.


세상은 그래서 공평하다. 모든 것이 다 좋은 사람은 없는 것이다. 산행지도 그렇다. 이 산은 이래서 좋고 저 산은 저래서 좋다. 그러나 또한 따져보면 이 산은 이래서 힘들고 저 산은 저래서 힘들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 사람은 이래서 좋고 저 사람은 저래서 좋다. 또 이 사람은 이래서 안 좋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 좋다. 누구나 다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산행에서 좋은 것만을 기억하기로 한다. 조령산 신선암봉~깃대봉 코스는 위험하지만 두 분 산우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어려운 코스를 잘 소화해내며 안전하게 탄 것을 감사하기로 한다. 고생을 할수록 오래 각인되는 법이다. 잊지 못할 조령산 산행이 될 것이다.



제71좌 겨울산은 장비가 필수! : 완주 대둔산 산행(2022.1.14. 금)


이번 토요일에 일이 있어 하루 앞당겨 대둔산 산행을 한다. 밤새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서 상고대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올 들어 새하얀 눈꽃은 처음이라 마음이 설렌다.


총 7km, 5시간 산행인데, 곤돌라 타지 않고 산행할 예정이다.


아, 그런데 날씨가 너무 좋아 상고대는 하나도 없다. 순간의 꽃이라 벌써 다 녹은 것이다.

다만 엊그제 내린 눈이 꽤 남아 있어 눈 산행 기분을 내본다.


배티재에서 산행 시작하니 초반부터 데크길, 로프 길 한바탕 오름길이다. 곧 잔설이 남아있는 능선길이 나타난다.


날씨가 꽤 추울 거라는 예보가 있어서 핫팩도 챙기고 옷도 꽤나 껴 입었는데 산행을 하니 덥다. 겉옷 패딩을 벗어 배낭에 넣고 걷는다.


함께 한 분들이 쉼터에서 간식을 드시기에 나는 사진만 찍고 출발한다. 뾰족뾰족한 암릉이 멋지다.


여자 리딩 대장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젠을 차라고 했지만 아직은 그냥 걷는다.


이제 드디어 아이젠을 찰 때가 왔다. 낙조대 약 1km 정도 남겨두고 응달 쪽으로 눈이 많이 쌓여있다. 아이젠을 꺼내 차고 물도 한 모금 마시고 잠시 쉬어간다.


오늘은 두 코스라 곤돌라 타고 오는 이들과 배티재에서 오르는 이들로 나뉘었다. 나는 여전히 느려서 후미다.


그런데 가다 보니 남산우님 두 분이 또 내 뒤에 온다. 따로 오신 분들이다. 반갑게 인사한다.


낙조대에서 남산우님 두 분을 만나 서로 사진을 찍어준다. 조금 젊은이들인데 한 분이 나한테 묻는다.


"100대 명산 찍으세요?"

"네."

"우리 이모도 그거 찍으셔요."

"시작은 했는데 힘드네요."


그러고는 마천대까지 쭉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함께 걷는다.


낙조대에서 마천대 가는 길은 약 1km 정도인데, 조금 미끄러운 암릉구간이 있다. 버스에서 내 옆 반대쪽에 앉으신 여산우님 세 분이 같이 왔는데 그곳에서 쩔쩔매고 있다. 암릉이 얼어서 미끄러웠던 것이다. 그분들은 아이젠도 안 챙겨 왔다. 나는 아이젠을 차서 철난간을 잡고 무난하게 암릉을 지나간다.


겨울산은 장비가 필수이다. 특히 아이젠과 스틱, 우비, 방한용품(패딩, 장갑, 모자, 핫팩 등)은 없으면 안 된다.


아까 리당 대장님이 몇 년 전 4월에 소백산을 갔는데, 눈이 발목까지 빠질 정도로 왔다고 한다.


산에서는 언제 눈비와 바람을 만날지 모른다. 그러하기에 날씨가 좋아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대둔산 마천대에서 100대 명산 71번째 인증숏 찍는다. 높은 솟은 마천대 위로 파란 하늘이 드높기만 하다. 주변 조망도 굽이굽이 참 멋지다.


마천대 양지쪽에 앉아 싸온 점심을 먹는다. 여산우님 세 분이 도시락을 차에 두고 왔다고 해서 내가 가져온 것을 조금씩 나누어 먹는다. 여유 있게 싸온 초콜릿도 나누어준다. 계란 하나가 내게로 온다.


아까 낙조대에서 만난 남산우님 두 분은 조금 늦게 마천대에 도착한다. 아예 도시락을 안 씨 왔다고 뭐 남는 거 없느냐고 물어본다. 그런데 이미 다 먹은 뒤라 나누어 주질 못한다.


"산을 너무 쉽게 보았어요. 내려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지요."


그러나 산에 오를 때는 비상식도 꼭 챙겨 와야 한다. 사람이 산에서 무슨 일을 만날지 모른다. 먹을 것이 있어야 기운을 차릴 수 있는 것이다.


하산길은 비교적 편안하다. 눈이 제법 남아 있어서 아이젠을 찬 채로 천천히 조심조심 걷는다.


한참 내려가니까 어디서 말소리가 들린다. 여산우님 세 분이 멋진 소나무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덕분에 나도 몇 장 남긴다.


대둔산은 구름다리가 유명한데, 배티재에서 올라와 낙조대, 마천대 지나 수락 주차장으로 하산하니 다리가 안 보인다. 그래서 여산우님들에게 물어보니 오늘 우리가 걷는 코스에는 구름다리가 없단다.


그런데 나는 코스에서 분명 구름다리가 있었던 걸 보았는데 이상하다 여긴다. 언제 구름다리가 나타나나 했더니 하산길 거의 반 정도 걸으니까 나타난다. 군지 구름다리는 폭이 좁고 출렁출렁 흔들리는데, 다리 아래는 낭떠러지라 차마 바라보질 못하고 걷는다. 다리 위가 얼어서 미끄럽기도 하다.


하산길 데크길 따라 내려오니 폭포가 있다. 수락폭포, 선녀폭포, 이름이 예쁜데, 다 얼어있다. 겨울이니까 당연히 얼어있겠지. 그래도 날이 조금 풀려서 얼음 아래로 물이 흐르는 모습이 경쾌하다.


계곡을 따라 데크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걷기가 좋다. 데크길 끝나니 도로길이다. 하산 완료 후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씻고 나니 개운하다.

문경 조령산 산선암봉 암릉구간
완주 대둔산 눈산행 낙조대와 마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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