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산불 재난지역도 올라보고

제93좌~제95좌 응봉산(울진), 덕항산, 금정산

by 서순오

제93좌 대형산불 재난지역 : 울진 응봉산(2022.8.6. 토)


올봄 3월에 난 대형산불로 인해 한동안 입산이 통제되었던 울진 응봉산에 간다. 응봉산은 용소폭포와 덕구온천이 유명한데 그쪽 계곡 하산길은 매우 위험하다고 한다. 산불이 난 데다가 최근에 장마가 져서 비도 많이 내린 까닭이다. 나무데크가 불에 타 군데군데 유실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육산으로 된 코스로만 다녀올 예정이다.


응봉상 정상에서 100대 명산 93좌 인증을 한다. 100 명산 안 찍었다면 이런 한여름에 응봉산을 오진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한편 재난지역을 이렇게 올라보는 것도 길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나무의 인내를 배운다.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나무, 타버리는 옆 나무가 있어도 굿굿이 살아남는 나무, 다 자기 몫이 있으니까 그럴 것이다.


정상부로 가까워지니 예쁜 꽃들도 눈에 띈다. 이름은 모르지만 정성 들여 담아본다.


날은 덥고 땀은 나고 산행거리는 길고 힘들다. 1주1산을 해야 덜 힘든데, 지난 주말에 울 큰 시누 생일이라 가족모임 하느라 쉬었더니 그렇다. 간간이 바람이 불어주긴 하는데 탄 내가 섞여서 온다.


어서 속히 응봉산이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길 바란다. 누구든 산불조심을 해서 자연을 잘 지키고 보존할 수 있어야겠다.


계곡길 위험하다 하여 용소폭포와 덕구온천 쪽 풍경도 못 보고 많이 아쉽다. 다음에 계곡 쪽만 다시 올 수 있기를 기약해본다.


제94좌 인증을 무려 4개씩이나 : 삼척 덕항산(2022.8.13. 토)


덕항산은 환선굴이 있는 곳이다. 그렇지만 여름 산행이라 환선굴은 안 들를 수도 있다. 구부시령과 자암재가 백두대간 인증 장소다. 9월 17일부터 백두대간 산행을 할 예정이라서 후에 중복되면 이곳은 따로 안 가도 되겠다. 벌써 덕항산에서 100대 명산 94좌 찍을 예정이다. 완등이 가까워지니까 마음이 설렌다. 시작할 때가 3년 전 2019년 9월 22일(토) 마니산 산행이었는데 말이다.


덕항산은 우람한 나무들이 많다. 바람도 솔솔 불어 아주 시원한 산행을 한다. 여름 산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은 날씨다. 초반에 조금 땀을 흘렸지만 곧 마르고 쾌적한 산행이다. 길도 좋고 꽃도 예쁘고 나무들도 싱그럽다.


덕항산은 인증을 무려 4개나 할 수 있는 곳이다. 백두대간 2곳(구부시령, 자암재), 100대 명산과 강원 20대 명산 덕항산 정상이다. 세상에나 이런 산이 다 있다니 신기방기하다.


백두대간 인증지 구부시령 표지목이 2군데인데 둘 다 인증이 가능하다. 사진 찍고 쭉쭉 신나게 걷는다.


덕항산 정상에서 100대 명산 94좌 인증을 한다. 강원 20대 명산 인증도 한다.


참 그리고 태극기를 들고 사진을 찍는다. 내일모레가 광복절이라 태극기 들고 찍는 이벤트가 있어서 참여해볼 예정이다.


덕항산 숲길이 멋진 나무들로 너무 예술적이다. 걷는 동안 눈을 뗄 수가 없다. 어찌 저리 자랐을까? 모두가 다 그림이다.


나무덩굴과 나무가 길을 아치문으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낮고 좁은문도 만들어준다. 여러 번 고개를 숙이고 자세를 낮추어야만 지나갈 수가 있다. 재미난 길이다.


정상에서 조금 더 걷다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어서 함께 한다. 완전 잔치 분위기다.


그런데 이 분들은 바로 환선굴 주차장 쪽으로 내려갈 거란다. 그래서 부랴부랴 길을 나선다. 나는 지각산과 자암재도 찍어야 해서 바쁘다. 거기서부터는 혼자 걷는다. 유유자적 참 좋다.


지각산 환선봉 도착하니까 남산우님 한분이 점심을 먹고 있다. 사진 부탁하고 앞서 걷는다. 그런데 어느새 그분이 내 앞을 추월해서 간다. 오늘 산행시간은 여유가 있으니까 서두를 건 없다. 내 보폭대로 '느리게 천천히 꾸준히' 걸으면 된다.


지각산에서 자암재까지는 아주 편안한 길이다.

혼자 걸어도 좋다.


백두대간 인증지 자암재에서는 셀카로 인증을 한다. 거기서부터는 이제 길이 안 좋다. 정말 가파르고 미끄럽고 위험하다. 돌도 많은 너덜길이다. 흙이 젖어서 신발에 달라붙어 돌을 밟으면 쭈르륵 미끄러진다. 천천히 한 발 한 발 조심조심 걷는다.


제2전망대에서 여산우님 한 분을 만난다.

"전망대 보고 오세요."

그러고는 간발의 차로 먼저 내려간다.

그래서 나도 풍경만 찍고 뒤따라 간다.


제1전망대에서 아까 그 여산우님을 또 만난다.

"전망대 보고 오세요."

그러고는 또 휙 내려간다.

그래서 제1전망대에서도 풍경만 찍고 또 따라서 내려간다.


조금 가니까 가파른 철 데크길 오름길이 나타난다. 환선굴 가는 길이라는 표시가 있다. 그런데 올라가 보니 천연동굴이다. 옆에는 천연동굴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 비로소 그 여산우님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사진도 찍어주며 이야기도 나누며 도란도란 내려온다. 산행 스타일이 꼭 나를 닮았다. 천천히 느리게 조심조심 걷는단다.


천연동굴을 통과해서 나오는데 아주 시원하다. 잠시 너덜길이다가 곧 파랑과 초록이 어우러진 시원한 철 데크길이 나오면서 걷기가 좋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가 우렁차다. 선녀폭포다.


선녀폭포에서 한참 논다. 요즘 비가 많이 와서 폭포가 장관이다. 어떤 곳은 물난리가 나는데 이런 곳은 또 수량이 풍부해 보기가 좋다.


선녀폭포 흘러내리는 계곡 위에 있는 다리가 신선교다. 선녀들과 신선들이 내려와 놀만한 비경이다. 여산우님과 나도 여기서는 선녀인 양 놀다간다.


환선굴은 동양 최대의 동굴이라고 하는데 요금이 4,500원이고 동굴 들어가서 1시간 이상 봐야 한단다.


오늘은 산행이 주니까 생략하고 내려온다. 환선굴 보려면 따로 와야 할 것 같다. 총 10km, 5시간 산행했다.


제95좌 처음 입어보는 비싼 우의 : 부산 금정산


신산에서는 처음 산행 신청을 한다. 지난 4월 초에 달마산 산행에서 만난 산우님 소개로 회원 가입을 하고 그동안 여러 번 산행하려고 예약했다가 인원수가 차지 않아 취소되곤 했다. 산행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산행지도 골고루 갖추어져 있어서 자주 가면 좋을 것 같다.


부산 금정산 산행은 비 소식이 있어서 우중산행이 되겠다. 블랙야크에서 산행 포인트(산행 인증하면 산 높이만큼 포인트를 준다)로 사둔 좋은 우의가 하나 있는데, 아직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하다가 입으려고 챙겨두었다. 우의 하나가 거의 8만 원대에 이른다. 값이 꽤 나가는 만큼 기능이 좋다. 모자가 있고, 핸드폰 넣는 지퍼 달린 앞주머니는 방수가 되고, 판초형이면서도 긴 우의라서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불어도 안전하게 입을 수 있겠다.


부산 금정산 산행은 처음부터 비가 내리고 뽀얗게 운무가 끼여 올 들어 제대로 된 우중산행이다. 날씨가 습해서 땀이 나는데 그래도 걷기는 시원해서 좋다. 금정산 산성길은 거의 공원 수준이라 비가 내려도 안전하게 잘 걷는다. 조금 아쉬운 점은 주변 조망을 할 수 없다는 거다.


자칭 "신산의 홍보대사'라는 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안전하고 즐겁게 산행한다. 점심과 간식도 같이 먹고 오순도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며 우정 산행을 한다.


마지막 고당봉 오르는 구간은 조금 힘들다. 계속 완만한 오름길이다. 돌길, 데크길도 있다. 시간은 여유가 있지만 그래도 부지런히 오른다.


부산 금정산에서 100대 명산 95좌 인증을 한다. 정상 고당봉에서는 바람이 살짝 불어 비옷이 휘날린다. 운무에 주변 조망은 거의 없다.


하산은 거의 1시간 만에 휘리릭 한다. 하산길에 비가 그쳐서 비옷과 스패치를 벗으니 가뿐하니 좋다.


금정산도 계곡이 시원하다. 얼굴과 손을 씻고 신발은 다 젖어서 그냥 내려온다. 하산 완료해서 화장실에서 씻고 옷을 갈아입으니 개운하다.


산성고개~원효봉~고당봉-범어사 주차장까지 총 9.5km, 4시간 산행이다. 낮 12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에 산행을 마친다. 우중산행이지만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 감사드린다.

대형산불 재난 지역 울진 응봉산
삼척 덕항산 초록숲, 천연동굴, 선녀폭포
부산 금정산우중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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